발길 뜸한 지하 창고에
우두커니 서 있는 칠 벗겨진 캐비닛
아무리 다그쳐도
자물통 보초 세운 채 묵비권 행세한다
언제부터 냉전이었을까
먼지와 눈도장 찍을 뿐
마음마저 갇혀버린 時空
꼭꼭 닫아버려 상실된 자아
안으로 잠겨버린 빗장 단호하다
할 말 다하지 못해
입 꾹 다문 침묵
고독한 자의 설움이리라
어눌한 말로는 어림없는가
어디에도 없는 문
첫 만남에 가슴 설레었듯
그대 마음 열릴 때까지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여울져 흐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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