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깊고 지독하게 알아야
환멸의 꼭대기까지 다다를 수 있으려나
손가락 하나 걸치기도 힘든 갈매나무 가지 끝
미세한 터치로도 지축을 흔들어놓는
절대의 영향력을 서로에게 줄 수 있으려나
얼마나 속속들이 알고 나서야
그만큼 환하게 볼 수 있었다 하겠나
한 발 내딛는 것으로도 이토록
가슴 한쪽 타들어 가는데
몇 백년 가뭄처럼 온통 마른 먼지뿐인데
어떻게 더 알아가야
환멸로 그 곤한 환멸로
뒤도 돌아보지 않을 수 있으려나
저작권자 © 옥천향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