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다도예절 · 인성교육체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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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다도예절 · 인성교육체험 ‘인기’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04.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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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교육의 길을 걸어온 ‘의성농장’ 부부
수학교사 남편, 유치원 원장 경력 살려 지도
예의와 배려심, 부모공경, 도덕적 교육 집중

 

 

 

 

 

 

 

 

 

 

 

 

 

 

 

 

 

 

차 한 잔으로 삶의 태도를 가르칩니다.”

군북면 환평리에서 ‘의성농장’을 운영하는 남편 손영환(71) · 아내 신의숙(69) 부부는 어린이 대상의 다도교육과 식물을 이용한 자연 수업을 한다.

귀촌을 결정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이들 부부는 조상 묘를 이전하기 위해 이곳을 처음 찾았다. 좋은 자리를 선정하기위해 논산, 금산, 공주까지 다 돌아다녔지만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옥천이었다.

그러나 부부가 구입한 토지는 묘 이전이 허가되지 않는 지역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부의 주변사람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아내 신씨는 아름다운 환경과 맑은 공기가 마음에 들어 이곳을 거처로 삼았다.

■ 다시 교육의 길로

부부가 이곳에 처음 터를 잡은 것은 지난 2005년이었다. 자연농원을 하려했지만 돌이 많은 지형이라 땅을 개간하기엔 시간적, 비용적인 부분이 컸다. 게다가 부부 모두 농사일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떤 작물을 선택해야하는지,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농원은 부담이 되었다.

이후 부부는 본인들이 관심 있고 자신 있는 분야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수학교사로 퇴직한 남편과 유치원 교사였던 아내는 본인들이 평생을 해오던 교육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고민 끝에 30여 년 동안 유아다례를 가르쳐온 경력을 가진 아내의 의견에 따라 다도체험장을 준비했다.

부부는 귀촌인이 관심 있고 남들에 비해 경쟁력 있는 분야를 선정할 것을 추천했다. 아내 신씨는 “옥천은 묘목이나 포도, 깻잎 등 다양한 작물 재배지라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지만 어린이를 가르쳐왔던 본인에겐 다도수업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였다”라고 본인의 경험을 밝혔다.

이어 신씨는 “처음엔 주민들의 자문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라며 “기본적인 지역탐방 후 본인만의 귀촌 설계를 시작해야한다” 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 잘된다는 작물이나 사업에 흔들리지 말고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야함을 강조했다.

 

 

 

 

 

 

 

■ 나무 한그루로 귀촌 적응하기

남편 손씨는 어린이를 수용하기 위해 안전과 교육을 함께 고려한 맞춤형 설비로 다도체험장 안팎을 관리했다. 초반엔 남편 손씨가 이곳 기후를 파악하지 못해 체험장 주변에 심어놓은 나무들이 자꾸 시들었다.

손씨는 주민들의 자문을 구하면서 기후에 맞는 식물을 선정하는 법, 식물 관리법 등 차근차근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식물을 기르면서 기후 뿐 아니라 토양의 성분, 지형의 특징, 지형에 맞는 활용방안을 알아갔다.

그렇게 노력하면서 지나온 귀촌11년차 손씨는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터득해 계절마다 다양한 과실을 얻고 있지만 아직도 새로운 과실수를 심으며 이곳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 “5살 어린이를 가르치기 위해 5년을 준비했죠”

아내 신씨는 다도체험장을 운영하기에 앞서 필요한 교육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5년 전부터 군에서 지원하는 강소농교육과 산야초교육 등 다양한 연구회를 참여했으며 농업인대학 1년 과정을 2번이나 수료했다.

다도체험장을 운영하기 위한 전문적인 지식을 먼저 쌓고자 노력했던 과정이었다.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을 준비하면서 3년 전 어린이 다도체험장을 열게 되었다. 다도수업과 함께 떡케이크, 송편 만들기, 냉이캐기 등 자연을 이용한 계절맞춤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설은 기존에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80평 규모에 100명이상의 어린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다도체험장을 만들었으며 프로그램은 6,000원부터 1만원까지 수업에 따라 비용이 다르다. 1박2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현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족모두 참여할 수 있는 캠핑장을 운영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덕분에 옥천관내 1곳뿐인 교육농장으로 선정됐으며, 어린이 대상 주방교육장은 농림축산식품부지정 ‘식생활 우수체험공간’으로 선정됐다.

신씨는 “여기 온지 11년이나 됐지만 8년간은 남편과 함께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다도체험장을 설비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부담되는 비용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린이들의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그 준비과정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 결과보다 과정을 배우길

부부는 어린이들의 다도수업을 위해 쌍계사와 보성에서 직접 차를 구해왔다. 어린이들은 ‘배꼽선’, ‘턱선’, ‘양팔을 가지런히’ 자세를 배우며 찻잔을 들면서 눈으로 보고, 향을 맡고, 맛을 느낀다. 차 한 잔을 내려놓을 땐 찻잔을 만든 장인의 노력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법을 배운다.

신씨는 “어린이들은 처음 접한 차의 떫은맛을 적응하면서 나중엔 차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라며 “다도를 배우는 것은 기본 생활을 배우는 것이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절을 배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씨는 “본인이 어릴 땐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어린이들에게도 과정을 인정해주고 실수를 용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라며 “그러나 요즘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세태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 신씨는 다도수업 뿐 아니라 자연 수업에서도 과정이 중요함을 말했다. 국내에 있는 농장 중에는 대개 농장 주인이 이미 씨앗을 뿌리는 것부터 기르는 과정을 본인이 준비하고 마지막에 어린이들이 농촌체험이라는 명목 하에 농장 주인이 준비한 작물을 채집한다.

그러나 신씨는 “자연의 섭리를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선 최소 3번의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어린이들이 많이 오지 않아도괜찮다. 하지만 제대로 배우려면 씨앗뿌리기, 작물 관리하기, 작물 채집 과정에 참여해야 자연 수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의미 없는 과정은 없다”라며 “어린이들이 과정의 중요성을 알고 과정에 충실한 자세를 배울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신씨는 “이곳은 자연을 느끼면서 다도를 통해 기본생활을 습득할 수 있는 장소”라며 “몸과 마음가짐을 다스리는 구용구사(九容九思)를 배우는 곳” 이라고 말했다.

 

 

 

 

 

 

 

 

■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부부는 지역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인간관계를 들었다. 본인의 경험으로 알아나가기엔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하지만 이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과 친해지기 위해 부부는 노인회 회원, 부녀회 회원, 영농조합원 등 다양한 단체와 행사에 참여하며 그 지역의 일원으로 거듭났다.

■ 기다리는 자세

부부는 귀촌에서 제일 중요한 것으로 ‘기다림’을 꼽았다. 부부는 “씨앗을 뿌린다고 하루아침에 추수할 수 없는 것처럼 어떠한 일을 시작했을 때에도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부는 “이것저것 동시에 도전하지 말고 한 가지만 결정해 뚝심 있게 진행해야 그 노력에 맞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부부는 귀촌을 결정할 때는 지역의 토질, 기후, 주민들의 수익구조까지 지역의 특성을 파악해야함을 강조했다.

부부는 “지역의 여건을 알고 사업이나 재배작물을 선정할 수 있다”라며 “말로는 쉬워 보이는 이러한 과정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기간을 조급해하지 않고 꿋꿋이 기다린다면 어느덧 귀촌에 적응해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촌을 준비하는 자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을 말했다.

부부는 슬하에 손혜경(47)씨, 손경희(45)씨, 손재호(43)씨, 손은경(40)씨를 두고 있으며 부모의 교육철학을 보고 자란 덕분인지 3명의 자녀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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