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의 ‘시일야방성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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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시일야방성대곡'
  • 박승룡논설위원
  • 승인 2016.04.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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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제’는 현대시의 거장 정지용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옥천군의 문인들이 만든 전국적인 문학제다.

하지만 옥천군의 안일한 행정과 관심 없는 행동으로 정지용시인의 문학적 가치가 큰 유물들이 전국각지로 빠져 나가고 있다.

옥천군은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수집은커녕 방관만 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는 수백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한국문학관’ 유치를 위해 현대시의 거장 정지용을 이용하고 있다. 정지용시인의 시집 초간본을 국내 최초 공개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의 1차 심사에서 유리한 선점을 따냈다.

옥천군은 수십년째 열리는 지용제와 정지용시인 생가, 정지용 문학관이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 한국문학관엔 전혀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이것은 무책임한 행정을 넘어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 은평구는 앞으로 정지용시인의 정보를 추가적으로 입수하고 한국 거장 문학인들의 유물들을 대거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차라리 은평구에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지용제를 줘야 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관심이 없는 행정기관에서 축제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전폭적으로 예산과 관심을 지원하는 은평구가 차라리 낫다는 결론이다.

은평구는 정지용시인의 인적관계까지 함께 조사해 공동으로 출판한 공동시집도 출처를 파악하고 수집에 나서고 있다.

옥천군의 반성은 지금 필요 없다. 하루빨리 구체적인 방안과 대책을 수립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모든 걸 빼앗긴 후, 후회해도 소용없다.

한 문학 전문가는 앞으로 지용제의 위상은 더욱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정지용의 문학적 가치가 높은 유물들을 외부로 빼앗긴다면 앞으로 옥천의 지용제는 ‘외화내빈(外華內貧)’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반성하고 앞으로 대처해야 한다. 지용제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도, 할 곳도 없다.

하지만 정지용시인의 문학적인 가치성은 세계적으로 조명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제2의 지용제가 탄생한다면 옥천의 ‘지용제’가 가치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정지용 시인의 정신은 순수 문학이다. 그 가치를 높이려면 옥천군도 문학을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예산 문제로만 핑계를 늘어놓지 말고 앞으로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번의 실수가 수십년간 이어온 ‘지용제’의 위상을 추락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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