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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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흠'
  • 옥천향수신문
  • 승인 2016.04.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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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자 옥천예총회장

사월은 몽환의 달이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투사가 된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라는 가곡처럼 마치 한 폭의 수채화가 연상되는 아름다운 계절에 몽테뉴의 인생을 배우기 위해 글을 쓴다는 말을 떠올린다.

일본의 선 정원사는 균형미를 이룬 정원의 한쪽 구석에 민들레 몇 송이를 심는다. 인디언들은 구슬로 목걸이를 만들 때 살짝 깨어진 구슬을 하나 꿰어 넣고 그것을 ‘영혼의 구슬’ 이라고 불렀다. 이란에서는 아름다운 문양으로 섬세하게 짠 양탄자에 의도적으로 흠을 하나 남겨 놓고 ‘페르시아의 흠’이라고 부른다.

삶에서 참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완벽함 따위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삶에서도 흠이 필요하다. 아니 흠이 없는 사람은 진정한 인간미를 지닌 사람이라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서 완벽하고 완전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있다면 추구하는 정신만이 있을 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흠이 없으려고 몸부림치는 사람이다. 사람의 몸도, 영혼도 흠이 없으면 숨조차 쉴 수 없다. 틈이 있어야 빛도 공기도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단점이 없는 사람은 장점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흠이란 이 세상에서 존재하고 있는 사물이나 인간에 진정한 아름다움을 부여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

당신이 만들어 가는 삶의 천을 존중한다. 당신의 옹이진 삶조차 사랑한다. 거칠고 응어리진 마음에도 한줄기 빛이 내리 쬐이면 따뜻한 마음으로 변하는 것을 경험하고는 한다.

내 삶의 천에도 페르시아의 흠과 같은 올이 하나 들어있어 겸손하고 배려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수묵화의 여백의 미처럼 ···

아무튼 나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타인의 단점은 덮어주고 장점은 들추어내 칭찬하는 지혜로운 눈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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