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38)·박성민(36)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싶어서 청성면으로 내려왔다. 부부는 경기도 수원에서 반도체 회사에 다녔다. 맞벌이로 일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대전의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자랐다. 주말에만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아들(용대·10), 딸(다솜·6)과 함께 생활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가족이 한 지붕 아래서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귀농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였다. 30대, 귀농에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설령 실패한다 해도 젊으니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린 자녀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청성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은 학교생활을 즐거워한다. 방과 후에는 학교에서 배드민턴 활동도 열심이다. 풍요로운 자연환경이 정서에 더 없이 좋을 것이지만 시골 학교 학생들이 하나 둘 떠나는 상황이다 보니 아이들 교우 관계가 형성이 안 되어 진우 씨는 걱정이다. 학교운영위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학교와 지역 사회가 연계해 아이들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우 씨는 청성으로 귀농하고 2달 만에 자율방범대 활동을 시작해 5년째 활동하고 있다. 연고 없는 지역에서 방범대 활동은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창구가 되어주었다. 같이 활동하는 대원들은 형님처럼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낮에 송고버섯 농사를 짓느라 바쁜 일정에도 일이 끝난 후 청산고등학교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데 솔선수범해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귀농 5년 차, 요즘 코로나19로 송고버섯 유통에 큰 차질이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젊은층이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귀농을 생각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문제”라며 “이곳에서 정착해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온농원(청성로 608-22, 상품문의 010-8848-0103)은 이진우·박성민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터전으로 만든 곳이다. 라온은 ‘즐거운’이라는 순우리말이다. 송고버섯을 생산하는 라온농장이 한 가족의 즐거운 생활터전으로 자리 잡아 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