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도 나누면 ‘행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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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도 나누면 ‘행복’이랍니다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3.12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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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귀농인들의 개척 ‘품앗이’
한 귀농인 토마토 시설하우스에서 동료 귀농인들이 일손을 보태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한 귀농인 토마토 시설하우스에서 동료 귀농인들이 일손을 보태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농사철 한 사람이 손을 보태주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인건비가 비싸서 소농들은 따로 사람을 쓰는 것도 무리지만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귀농인들이 품앗이를 통해 도움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현장은 훈훈했다. 낯설은 지역에서 정착하는데 그들의 각별한 우정은 빛났다. 귀농인 정용훈(49) 씨의 시설하우스에서 토마토 모종을 심는데 이규섭(옥천읍 삼청리·49), 김연광(동이면 세산리·46), 전찬순(옥천읍 양수리· 49) 씨가 바쁜 일손을 보태고 있었다. 이들의 만남은 4년째 이어오고 있다. 같이 만나서 농사짓는 얘기를 하다보니 서로의 어려운 점을 알게 됐다. 혼자 하기는 일이 벅차고 농사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지 못하기에 서로 도와 일을 하자는데 뜻이 모아지게 됐다. 시간 있을 때 바쁜 친구의 일손을 거들어주며 정보교환을 하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전찬순 씨는 “서로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귀농인들끼리 옛날 품앗이처럼 서로의 일손을 도우며 의지하다보니 낯선 지역에서 정착하는데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고 경제적 어려움도 덜어진다”며 “힘든 상황을 즐겁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옥천군귀농귀촌인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전 씨는 “귀농인들은 생활이 안정되지 않아 어려운 분들이 많이 있다”며 “군 차원의 지원 사업이나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처음에 한 번 받고 나면 정작 필요한 경우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운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부분은 좀 유연하게 대처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연광 씨는 “40대 젊은 귀농인들이 1달에 1번 모임을 갖고 날짜를 정해 함께 소통해 나가니 많은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된다”며 “40대의 에너지가 뭉쳐 꿈에 한 발짝 전진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하다 옥천으로 귀향해 2천여 평 복숭아와 500여 평 하우스 농사를 하고 있는 이규섭 씨는 “농사도 농사지만 시설자금과 수확, 판매 등 귀농해 정착하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며 “그나마 주변에서 같은 상황에 있는 귀농인들과의 교류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꿈꾸는 생활을 위해 옥천으로 모인 그들의 내일이 서로의 에너지로 환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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