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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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살리라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3.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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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퇴임 후 봉사자 삶 진순장 씨
진순장 씨가 자신의 집 거실에서 아내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진순장 씨가 자신의 집 거실에서 아내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청성면 고당리가 고향인 진순장(옥천읍 금구리·67) 씨는 41년간 교직생활을 하고 2015년 영동 부용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퇴임했다. 지금까지 부부간 존댓말을 쓰는 진 씨는 학교에 재직하는 동안에도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했다. 인격적으로 학생들을 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청산초등학교에 재직할 당시 지적장애아를 맡아 가르친 적이 있는데 학교가 끝나면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를 데려다주며 학교 앞 건널목에서 집에 들어갈 때까지 골목에서 지켜보는 교사였다.


퇴임한 다음해 고운영혼봉사단 홍기엽 회장의 제안으로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장수사진을 찍는데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처음에는 무척 쑥스러웠다. 어르신들과 대화하며 마음의 문이 자연스럽게 열렸다. 지금까지 5년째 꾸준히 활동하며 9개 읍·면 안 가본 곳이 없다. 다니다 보면 마을에서 장수사진을 찍어달라고 문의가 와서 가기도 한다고.


교직에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하고 싶었다는 진 씨는 옥향아파트에 살 때 무료공부방을 열어 1년간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기도 했다. 이후 학생들이 모집되지 않아 이어갈 수 없어 아쉬웠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즐거웠다.


퇴직교원친목단체인 삼락회에 가입, 노인복지관과 연계해 공설운동장이나 교동리 연못, 서화천생태공원 등에서 노인자원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봉사는 돌려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라도 참석해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세상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때 보다 살만한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봉사하는 생활을 위해 생기 있고 활발하게 생활하고 싶어 하는 그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살자고 다짐하며 봉사하는 생활을 이어간다”며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돌아온 저녁은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고 속내를 표현했다.


고운영혼봉사단은 마을을 돌며 5년째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7명이 한 팀으로 융화해 헤어부터 미용, 옷매무새까지 일사불란하고 꼼꼼하게 체크해 인생 최고의 사진을 남겨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진순장 씨는 “나누는 것의 즐거움을 통해 퇴임 후의 생활에 활력과 즐거움이 생겼다”며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은 물질을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웃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아내(이정숙·67)와의 사이에 출가한 1남 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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