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잡초를 뽑다가
지지배배 모여 앉은 제비꽃을 보면
이놈들을 제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뒷산 산밤나무 아래
배고픈 다람쥐들 죄다 모여들고 있는데
나 하나 살자고 밤알을 주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또 고민
불갑사 꽃무릇이 절정이라고
철없는 끝사랑이 자꾸 손을 내미는데
그 손을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더 한층 고민
고민이 고민을 업고 몸집만 불려가는
가을날
부질없다, 부질없다,
울어대는 고라니 울음소리에 화들짝 놀라
울 밖 바라보니
잔뜩 독 오른 고추들이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 고민이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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