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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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꽃이었다
  • 도복희
  • 승인 2020.05.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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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지오리 양귀비.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군북면 지오리 양귀비.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폭우 전의 바람 그 한가운데 서라
뿌리치지 마라
고여 있던 당신의 마음을 흐르게 하리라
바다로 가는 강물의 발톱처럼
강렬한 힘이 혈관을 지나갈 것이니
묵은 찌꺼기들이 버려질 것이다
하늘은 먹장구름 가득하고
검은 양복 차려입은 중년처럼
우울할지 모르나
웬만한 슬픔 견뎌낸 의외의 순한 눈빛에서
신뢰의 미소가 아름다울 것이니
비 오기 전 들판에 서라
맨손 맨발에 휘감겨오는 바람과 악수하라
당신을 누르고 있는 슬픔이 가벼워질 것이니
울음뿐인 가슴도 어루만져 줄 것이니
바람의 대지에서 당신
한 그루 꽃처럼 흔들려라
뿌리뽑힐 듯 거친 손일지라도 두려워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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