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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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나날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5.28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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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장날, 유봉훈 사진작가
충북 옥천장날, 유봉훈 사진작가

 

메마른 땅 갈망을 읽는다
고갈된 물관의 낮은 탄식
마르고 쳐진 이파리들,
탄생부터 이곳에는 물길이 없었나
밤새 뿌리를 뻗어보아도 닿지 않는 물길
하늘에 구름은 너무 가볍고
공중에 바람은 너무 건조해
어디에서도 습기를 만질 수 없는
바싹 마른 새벽 세시가 줄어들지 않는다
고개 가누지 못하는 허기를 본다
한낮의 폭염은 너무 길고
한낮의 갈증은 너무 깊다
애초 희망 따윈 없는 거여서
하늘에 귀를 대고 살아야 했나
며칠째 폭염을 걸어 다닌다
아무리 깊게 아무리 멀리 도망한들
벗어날 길 없는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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