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은 나의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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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은 나의 안식처”
  • 박금자기자
  • 승인 2020.06.1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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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인에서 귀농인 이경웅 씨
길을 내기 위해 돌을 고르고 있는 이경웅 씨.
길을 내기 위해 돌을 고르고 있는 이경웅 씨.

 

이경웅(충북 옥천군 안내면 방곡리‧65) 씨는 2015년 1월 추위가 절정일 때, 충북 옥천으로 귀촌했다. 서울 토박이인 그가 옥천에 둥지를 튼 사연은 아픈 상처를 딛고 초연의 삶을 살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의 아내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미용실을 운영했다. 미용실이 잘 되자 사업을 늘릴 목적으로 빚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불경기 여파와 경험부족으로 모든 재산을 잃고 병마저 얻었다고 했다. 그런 아내를 5년 전 사별하고 망연자실했다지만 일어서야 했다. 다시 직장을 다니고 돈을 모으기를 5년, 우연히 딸아이의 후배를 통해 안내면 정방리 산 아래 이 마을을 알게 됐고, 충분한 답사를 통해 1200평 땅을 장만했다. 처음 충북 옥천에 발을 디뎠을 때의 느낌은 공기가 좋아 숨쉬기가 편했고, 충북 옥천군 정방리 마을을 답사할 때도 이장님을 포함 마을 주민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선물 받았다고 했다.


마음이 안정되어 갈 즈음, 그의 땅에 2년생 호두나무를 심었다. 지금은 그 나무들이 숲을 이룰 만큼 커져서 작년에는 수확이 많아 재미 좀 봤다고 한다. 호두나무가 커가며 “귀촌 살맛나는 귀농인”이 되었다고 했다. 아직 집을 짓지는 못했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 지나는 사람이 ‘언덕 위에 저 집에는 누가 살길래 저렇게 예쁠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길을 내고 집을 지은 다음 이 곳에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정원을 가꾸려고 해요”라며 호미로 꽃나무 주변의 흙을 끌어 모아 올려준다. 이경웅 씨가 이곳에 온 후 가족을 이룬 진돗개(베이)는 오가는 사람이 드문 산 아래 유일한 파수꾼이라고 한다. “가끔 베이와 함께 저녁 무렵이면 뒷산에 올라 산 위에서 대청호 주변으로 지는 노을을 바라봐요. 산 능선을 타고 붉게 물드는 그 광경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요. 동행하는 친구이자 가족인 베이가 고맙기만 합니다”라며 진돗개 베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도시 생활에 익숙했던 자녀들도 아늑함을 주는 산 아래 이곳을 좋아해 자주 온다며 이번 주말에도 아들(원일·32) 내외와 손녀, 딸(예원·30) 아이가 오기로 했다며 상기된 얼굴로 자랑을 한다. 그에게 작은 소망이 있다고 했다. “내가 힘들 때 이곳은 나를 포근히 감싸줬어요. 아직은 어수선하고 척박해 보이는 이곳을 잘 가꿔서 훗날 아이들의 힐링포인트로 만들어 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경웅 씨의 소망이 이뤄지기를 바라며 언덕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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