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지용제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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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 지용제를 준비하며
  • 김승룡 옥천문화원장
  • 승인 2020.07.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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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룡 옥천문화원장
김승룡 옥천문화원장

 

문화란 단어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말이다. 아마도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할 것이다.

청년문화, 향토문화 등 큰 범주를 나타낼 때는 물론이고 음식문화, 음주문화, 놀이문화, 또래문화 등등 갖다 붙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지칭하는 낱말이 돼 버린다. 또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 19로 인해 전례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세계는 연일 확진자 최고치를 갱신하며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때 코로나 확진자 수가 한 자리수까지 떨어져 조심스럽게나마 일상으로 복귀해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기도 했지만 아차하는 순간 다시 확진자는 늘어나고, 하루 수십 명씩 발생하는 날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청정지역이던 우리 고장 역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인 작은 지역에 코로나가 발생했으니 누구를 막론할 것 없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노릇이다.

더구나 대전이라는 대도시가 옆에 있고, 대전에 한창 코로나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에서 옥천과 대전을 오가는 사람들이 수천 명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가히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코로나는 왜 이리 잡히지 않는 걸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을 때 방역을 위해 협조하던 사람들은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답답함을 벗어나려 탈출을 시도한다. 산과 들로 나가는 건 양반이고, 젊은이들은 클럽에도 모이고, 노래방에도 간다. 무엇보다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가 어려워지니 경제가 화두가 되고, 경제를 살린다 하니 다시 코로나가 증가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우리와 미국, 남미, 유럽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에서 엄청난 차이를 드러낸다. 연일 확진자가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어떤 나라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도 위험에 빠뜨리고,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역학조사 등을 꺼리는 분위기가 서양에서 있다는 건 현실이다. 더욱이 일부 젊은층에서 확진자와 접촉해 코로나가 걸리는 지 여부를 확인하는 코로나 파티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까지 나왔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와 서양과의 문화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위태위태하긴 하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우리 문화 속에서 서로가 지킬 것은 지켜주고, 나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지용제가 올해 3년 연속 충청북도 최우수축제에, 문화체육관광부 예비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다.

기쁜 일이고, 늦었지만 지용제를 이만큼 키워주신 주관단체는 물론, 옥천군민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축제를 더욱 발전시켜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일이다.

기쁜 소식을 접하고 다시 한 번 전국 최고의 축제를 향한 준비를 시작할 즈음 우리는 코로나 발생 소식을 들었다.

많은 고심 끝에 지용제를 가을로 연기해야 했다. 지용제 준비를 위한 워크숍과 축제대학도 연기를 거듭했고, 아직 마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1015일로 연기된 지용제를 준비하기 위해 물밑에서는 많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루 저녁에도 세웠던 계획을 지우고, 다시 세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예년에 했던 것처럼 축제장에서 많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하고 있다. 방역을 철저히 하는 토대 위에서 확실한 거리두기와 열 체크와 철저한 개인 점검을 마친 후 대면, 비대면을 병행하는 축제를.

우리의 준비를 통해 코로나시대 대근한 삶에 지친 많은 이들의 심신을 달래줄 하나의 돌파구를 옥천에서 마련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크든 작든 함께 모여서 무언가를 도모하고 먹고 마시며 왁자지껄 한바탕 마당을 만드는 게 인간의 본능 아니던가? 10월에 준비하는 지용제가 그런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그리고 철저히 준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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