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지 포기)
동강 할미꽃은 강원도 영월과 정선을 따라 흐르는 동강지역에 자생하는 꽃으로 줄기가 구부러진 일반 할미꽃과는 달리 하늘을 보고 있는 형태를 띤 꽃이다. 이 할미꽃은 비옥한 토지에서보다 석회가 함유된 바위 사이에서 더 잘 자란다고도 알려졌다. 척박한 바위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동강 할미꽃을 바라보면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떠오른다.
약 10년여 전에 3포 세대라는 말이 등장했다. 당시 청년층들이 연애와 결혼과 출산, 이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현실은 점점 청년들에게 가혹해져만 갔고 이제는 3포 세대, 5포 세대를 지나 7포 세대라는 단어마저 등장했다.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희망직업, 꿈을 포기한 세대라는 것이다.
이은현 사진작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불경기에 여러 가지를 포기하면서까지 앞날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에게 안쓰러움을 느낀다”며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향수신문은 옥천에서 취업을 준비하며 미래를 닦는 청년들에게 척박한 바위틈 사이를 비집고 그 어떤 꽃보다 단단한 뿌리를 내려 마침내 하늘로 고개를 치켜들어 태양을 바라보는 저 할미꽃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은 단지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라고 곧 ‘쨍하고 해 뜰 날’ 올 것이라는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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