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에게 7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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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에게 7포란 없다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08.06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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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포기)
단단한 바위에 뿌리를 내린 채 꽃을 피운 할미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단단한 바위에 뿌리를 내린 채 꽃을 피운 할미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동강 할미꽃은 강원도 영월과 정선을 따라 흐르는 동강지역에 자생하는 꽃으로 줄기가 구부러진 일반 할미꽃과는 달리 하늘을 보고 있는 형태를 띤 꽃이다. 이 할미꽃은 비옥한 토지에서보다 석회가 함유된 바위 사이에서 더 잘 자란다고도 알려졌다. 척박한 바위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동강 할미꽃을 바라보면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떠오른다.

10년여 전에 3포 세대라는 말이 등장했다. 당시 청년층들이 연애와 결혼과 출산, 이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현실은 점점 청년들에게 가혹해져만 갔고 이제는 3포 세대, 5포 세대를 지나 7포 세대라는 단어마저 등장했다.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희망직업, 꿈을 포기한 세대라는 것이다.

이은현 사진작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불경기에 여러 가지를 포기하면서까지 앞날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에게 안쓰러움을 느낀다며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향수신문은 옥천에서 취업을 준비하며 미래를 닦는 청년들에게 척박한 바위틈 사이를 비집고 그 어떤 꽃보다 단단한 뿌리를 내려 마침내 하늘로 고개를 치켜들어 태양을 바라보는 저 할미꽃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은 단지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라고 곧 쨍하고 해 뜰 날올 것이라는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

할미꽃들이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할미꽃들이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어둡고 습한 바위 사이에서도 할미꽃은 해를 바라보며 꽃을 피워내고 있다.
어둡고 습한 바위 사이에서도 할미꽃은 해를 바라보며 꽃을 피워내고 있다.
작은 할미꽃 군락이 굽이치는 동강을 마주보고 있다.
작은 할미꽃 군락이 굽이치는 동강을 마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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