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를 내리자 ‘행복’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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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를 내리자 ‘행복’ 시작
  • 박금자기자
  • 승인 2020.08.0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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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농사에 흠뻑 장재욱‧송혜령 부부
현관 앞에서 화초처럼 웃고 있는 장재욱‧송혜령 부부
현관 앞에서 화초처럼 웃고 있는 장재욱‧송혜령 부부

 

사람이 마음을 다쳤을 때 그 고통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숨을 쉬기도 힘들만큼 버거웠다. 서울의 하늘은 그런 우리 가족을 더욱 옥죄었다. 무엇으로 치유될 수 있으려나.

힘든 일을 겪었던 장재욱(60)송혜령(58) 부부는 서울을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집을 나섰다. 대전 근교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노크했다. 여기저기 매물로 나온 집을 소개받아 한 달여를 돌아다녔지만 마땅한 집구하기가 힘들었던 부부는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충북 옥천군 이원면의 묘목에 대해 접하게 됐다. 꽃 가꾸기를 좋아하는 부부에게는 최고의 터전이라 생각되어 서울집을 급하게 팔고 무작정 이원으로 달려왔다. 부부의 결정을 지원한 딸은 엄마가 꿈꾸던 곳이 아니냐며 부추겼다고 한다. 2011년 부부는 이원면 원동리의 복숭아밭 1000여펑을 매입해 밭의 일부에 높게 집을 지었다. 집 옆의 복숭아 농사에 대해서는 복숭아 농사는 취미 삼아 지었지만 아기 다루는 일과 똑같은 농사일에 점점 흥미가 더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처음 이사를 와서는 일만 했어요. 그렇지만 마음은 언제나 허공에 있었어요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지난 어떤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부부를 토닥일 수밖에 없었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 원동리 부부의 집에는 잘 가꿔진 마당 주위로 야생화가 가득하다. 꽃단장을 한 신부의 얼굴처럼 화사한 부부의 마당에는 장마철임에도 향기가 진동한다. 집주인의 성품을 말해주듯 고운 이집에 오면 오래 머물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부부가 원동리로 들어 온지도 올해가 9년째다. 이제는 안정되어 서울생활에서의 무거웠던 기억은 어느 정도 잊을 수 있게 되었다. 복숭아 농사에도 재미를 붙여 농업기술센터의 수업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다 보니 올해 지은 복숭아는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맛과 향을 모두 잡았다. 지난주에 완판했다며 싱글벙글 미소를 짓는다.

부부가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을 위해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자신들은 귀촌해서 군의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 심지어 건강보험료 감면 사실도 몰랐다. 군에서 세심하게 정보를 챙겨주고 지원의 폭을 늘려 더 많은 귀농귀촌인이 자신들처럼 만족하는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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