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잦은 방문으로 추가 발생 우려
지난 23일 일요일 오전, 충북 옥천군 옥천읍 수북리 선사공원이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대전의 한 등산동호회 회원 40여 명이 공원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녔다.
예정된 행사(장승 깎기)를 진행하기 위해 옥천민예총 임원 A씨가 이들에게 방문자 기록 작성을 요구했지만, 거짓 정보를 작성해 한층 문제가 깊어졌다. A씨는 차량이 떠난 후 방문자 기록에 적인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없는 번호입니다’라고 알리는 차가운 기계음뿐이었다.
A씨는 차량이 충북 옥천군 안남면 둔주봉으로 향했을 것이라 추정해 안남면 자율방범대에 연락을 요청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이라도 된다면 이후 동선 파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 공원에선 또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대전에서 온 4명의 일행이 마성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샛길을 통해 산에 올라가려 하고 있었고 A씨는 마스크 미착용을 지적하며 입산을 말리던 중이었다. 이들 중 마스크 착용자는 두 명뿐. 마스크 착용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마성산으로 향하는 본 등산로는 입간판으로 막아둔 상태였다. 아무리 출입통제 입간판을 세워두고 길목마다 등산을 제지하기 위해 인력을 배치해도 샛길로 빠져 올라가 버리면 어찌할 방도가 없는 노릇이다. 혹자는 세워져 있는 입간판을 그냥 치우고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A씨는 “아까 마스크도 안 쓰고 올라가려는 분들을 제지했더니 “그냥 돌아가자, 돈 굳었네”라고 비꼬며 갔다. 지금 전국에서 확진자가 수백 명씩 나오는데 꼭 주말에 나들이하러 다녀야 하나”라며 “제발 우리 애들 학교 좀 가게 합시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 21일 대전의 확진자는 11명, 22일은 14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였으며 양일 전국 확진자는 각 332명, 397명으로 넉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없고 높은 전염률과 치사율로 완치 후에도 큰 후유증을 남기는 코로나 19. 기침이나 재채기 혹은 말을 할 때 튀어나오는 작은 침방울인 비말을 통한 전염이 주로 이뤄져 관광버스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는 단 한 사람만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어도 나머지 40명이 모두 걸릴 확률이 아주 높다.
정부에선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를 고민할 만큼 위태로운 상황인 지금, 당장의 만남보단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임 활동을 자제해 하루라도 빠른 코로나 종식을 꾀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