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모시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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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모시짜기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09.17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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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베틀에 북을 넣고 있다.
여인이 베틀에 북을 넣고 있다.

 

요즘이야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 하루에 수천벌의 옷도 생산한다지만 과거엔 옷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특히 모시는 더욱 그렇다.

한산모시는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 지역에서 만드는 모시로, 한산은 여름 평균 기온이 높으며 해풍으로 인해 습하고 토양이 비옥해 다른 지역에 비해서 모시가 잘 자라서 품질이 우수하다. 이 때문에 한산모시는 모시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모시짜기는 수확, 모시풀 삶기와 표백, 모시풀 섬유로 실잣기, 전통 베틀에서 짜기의 여러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모시풀 섬유로 실을 만들 때 앞니 사이에 껴서 섬유를 일정한 굵기로 떼어낸다. 이 때문에 오랜시간 모시 제작업에 종사한 사람의 앞니에는 실이 지나간 자리대로 홈이 파여있다.

사진은 모시짜기의 마지막 과정, 전통 베틀에서 짜기를 보여주고 있다. 베틀은 가로실인 씨실과 세로실인 날실로 구성돼있다. 북이라 불리는 베틀용 바늘에 씨실을 연결해 날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옷감을 짜내는 것이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 모시짜기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이끄는 가내 작업이다. 세대를 이어 어머니가 딸 또는 며느리에게 기술과 경험을 전수한다. 과거엔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엄마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그들이 무한히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손끝으로 한땀한땀 옷감을 짜내 옷을 만들었을 것이다.

또 모시짜기는 마을의 정해진 장소에서 이웃과 함께 모여서 일함으로써 공동체를 결속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산 모시짜기는 오래전부터 이어진 전통 문화임과 공동체 결속 역할을 인정받아 2011년 택견, 줄타기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베틀로 씨실과 낱실을 겹치고 있다.
베틀로 씨실과 낱실을 겹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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