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복숭아 농사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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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복숭아 농사 ‘반토막’
  • 김병학기자
  • 승인 2020.09.17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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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가다 -농사, 이제는 기후와의 싸움-

농가 늘어도 수확량은 되레 감소
‘농작물재해보험도’ 실효성 의문
품질향상자재지원사업 새로이 시행
이상기후로 인해 갈수록 복숭아농사 재배가 어려위지고 있는 가운데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올해 장마로 인해 낙과된 복숭아 모습
이상기후로 인해 갈수록 복숭아농사 재배가 어려위지고 있는 가운데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올해 장마로 인해 낙과된 복숭아 모습

 

갈수록 농사짓기가 힘들어진다. 외국산 수입농산물도 문제지만 장마나 태풍같은 기후가 더 큰 문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농업도 언제 막을 내릴지 모른다. 지금부터는 수입 농산물과의 싸움이 아니라 기후와의 싸움이다. 이중 삼중으로 고통이 목을 죄어 온다

포도와 함께 옥천군 대표 특산물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복숭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옥천군 이원면에서 복숭아농사 1,200평과 논농사 1,800평을 짓는 김대환 이원리장(60). 김 이장은 언제까지 복숭아 농사가 가능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대농은 아니지만 자신과 같이 소규모 농사를 짓는 소작농들의 마음은 이미 시커멓게 타들었다. 올 해는 지난 해보다 더 낫겠지 하는 바램을 가져보지만 말 그대로 바램일 뿐 특단의 대책이나 계획도 없다. 평생을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그는 그저 하늘만 쳐다볼 뿐 뾰족한 탈출구가 없다. 힘없는 농민으로 살아갈 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심한 경우 한 상자에 1,000원 낙찰

 

김 이장이 올 해 지은 복숭아 농사는 지난 해와 비교할 때 딱 1/3 수준. 지난 해만 해도 4.5kg 기준 대략 3,000 상자를 수확했으나 올 해는 고작 1,000 상자. 말 그대로 수확량이 반토막을 넘어 거의 빈사상태에 이를 정도로 처참했다. 문제는 수확도 수확이지만 가격이 더 큰 문제. 특히 올 해는 한창 수확철인 8월에 너무 잦은 장마로 맛과 품질마저 떨어져 가격은 이미 바닥을 기었다. 가장 좋은 가격을 받는 8월 초순에 조생종 최상품 한 상자가 겨우 15,000원에서 20,000원에 수매가 이루어졌다. 이보다 상태가 한 단계 아래는 기껏해야 6,000원에서 7,000원을 오갔다. 심한 경우 한 상자 당 1,000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원면에서 비교적 많은 복숭아 농사를 짓는 강대우 이장의 상황은 더 나쁘다. 강 이장이 짓는 복숭아는 대략 5,000여 평. 지난 해에 비해 딱 절반인 50% 밖에 수확을 못했다. 규모가 큰만큼 손실액도 크다. 정확히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가늠하기 조차 싫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이원면만의 현상은 아니다. 옥천군 전체의 현상이다.

옥천군 이원농협 정원기 상무는 “2019년에 301농가가 복숭아 농사를 짓던 것에서 올 해는 이보다 일곱 농가가 더 늘어난 308 가구가 농사를 지었으나 수확량은 오히려 더 감소했다고 했다. 옥천군 전체 복숭아 수확량의 48%가 이원면에서 재배된다. 이 가운데 70%가 이원농협에서 수매가 이뤄진다. 그런데 이원농협에서 수매한 수매현황이 형편없이 낮다. 지난 해의 경우 총 출하량이 1,262톤이었으나 올 해는 이보다 무려 180톤이나 적은 1,042톤에 불과했다. 경매 금액 역시 지난 해 279백여만 원에서 올 해는 15천여만 원이나 줄어든 26억여 원에 그쳤다. 여기에 농가 개인별로 판매한 것을 합친다 해도 지난 해보다 낮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재난지원금이든 보험이든 양자택일 지원해야

 

일부 농민들이 드는 농작물재해보험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에 재해로 인한 보상신청을 할 경우 손해사정사는 이미 낙과된 과일에 한해서만 사정을 할 뿐 낙과만 안됐을 뿐 봉지가 씌여 있어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상품으로서 가치를 상실한 과일에 대해서는 보상에서 제외를 시켜 실제 보상률은 극히 미미하다는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박현숙 옥천군 농업기술센터 원예유통팀장도 작황이 저조해 속상하다. 예년의 경우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였는데 올 해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였다내년에는 복숭아 나무의 자정능력을 향상시키고 인산과 칼륨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수분 조절이 가능한 품질향상자재지원사업을 새로이 시행하려 한다고 했다. 박 팀장은 이어 올 해 같이 자연재해로 인해 수확량이 감소할 경우 재난지원금으로 지원하든지 보험으로 보상하든지 양자택일을 하는 것이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하지 않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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