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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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9.2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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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즐기기에 바빴던
추석에 대해 알아보기
어동육서(魚東肉西), 홍동백서(紅東白西) 등에 따라 차린 차례상
어동육서(魚東肉西), 홍동백서(紅東白西) 등에 따라 차린 차례상

추석은 보통 한 해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이 익어 수확하는 가을에 지낸다. 설날과 더불어 한국의 주요 명절이며 방송사에서는 흔히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부른다. 추석은 음력 815일로 1년 중 가장 큰 만월 날이며 순우리말 이름은 한가위. ‘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이다.

 

추석의 유래

추석의 유래에 대해서 학계에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유력한 가설 중 하나는 한가위의 가위라는 말이 신라 시대의 길쌈놀이(천을 짜는 일)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신라 시대에 씨족 중심으로 나눈 6(신라 경주의 행정구역)의 여자들을 두 편으로 갈라 716일부터 두 공주의 지휘 아래 매일같이 뜰에 모여 베를 짜고 815일 다 같이 모여 결과를 확인한 후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는 이야기가 남아있다. ‘일본서기에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날을 기념하여 이날 음식과 마실 것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추석의 전통 풍습

추석이라고 하면 송편, 차례, 성묘 등 여러 단어가 연상된다.

1. 송편 : 송편은 햇곡식으로 빚는 명절 떡이며 추석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기도 하다. 곱게 빻은 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한 후 안에 깨, , 밤 등의 소를 넣고 적당한 크기의 반달 모양으로 빚어낸 떡이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이를 낳는다라는 속설이 있다.

2. 차례 : 차례는 추석 아침에 그해 거둔 곡식으로 밥을 짓고 햇과일과 여러 음식을 준비해 조상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며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차례가 끝나면 음복(차례상에 올렸던 음식과 술을 가족들이 함께 나눠 먹는 일)을 한다. 과거엔 마을 이웃들과 모두 나눠 먹으며 함께 한가위를 즐겼으며 여기서 “112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생겨났다.

3. 성묘 : 이른 아침, 차례가 끝나면 연장과 술을 챙겨 조상이 묻혀있는 선산으로 향한다. 선산에 도착하면 장맛비에 높이 자란 무덤 주변의 풀을 정리하고 조상에게 다시금 예를 올린다. 이때 흔하게 무덤 주변으로 술을 뿌리곤 한다. 조상이 즐기던 술이나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좋으나 담배를 올리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누군가 조상이 담배를 즐겨 피웠다라는 이유로 묘비석에 담배 한 대를 올려놓은 적이 있는데 이게 바람에 날아가 큰 산불로 번져 곤욕을 치른 예가 있다.

 

차례상 차리는 법

 

차례상은 병풍이 놓이는 신위의 자리가 북쪽, 절을 하는 제주의 자리를 남쪽으로 한다. 이는 차례의 기본 원칙이 죽은 사람과 산 사람 사이의 조화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례상은 보통 5열로 차린다.

신위에서 시작해 1열은 식사에 해당하는 밥과 국 등을 올리는데 이때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하여 상을 차리는 사람의 시점에서 밥과 술은 서쪽에 국은 동쪽에 놓고 수저와 그릇은 가운데에 놓아야 한다.

2열은 주요리인 구이, , 육적 등이 올라간다. 어동육서(魚東肉西) 원칙에 따라 어류는 동쪽에 육류는 서쪽에 배치한다. 생선의 경우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두어야 하며 두부 전 등은 가장 우측에 놓는다.

3열에는 부요리인 육탕, 소탕, 어탕 등이 올라간다. 탕의 수는 1,3,5개의 홀수로 맞춰야하며 탕을 담을 때엔 약간의 국물에 건더기를 수북하게 담가야 한다.

4열에는 나물, 김치 등 밑반찬을 올린다. 이때 좌포우혜(左脯右醯)라 해 북어와 오징어포 등은 서쪽에, 식혜는 동쪽에 두고 나물과 간장은 가운데에 놓는다. 나물을 놓을 땐 생동숙서(生東熟西)에 맞춰 서쪽에 김치, 동쪽에는 익힌 나물을 배치한다. 원칙에 따르면 김치는 나박김치만 써야 한다.

마지막 5열에는 과일, 과자 등 후식에 해당하는 음식을 올려 상을 완성한다. 과일도 탕과 마찬가지로 홀수로 올려야 하며 조율이시(棗栗梨枾)와 홍동백서(紅東白西)를 따라 서쪽부터 대추, , , 곶감, 약과, 강정 순으로 차리며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것이 원칙이다.

 

추석의 민속놀이

 

흥과 정이 넘치는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추석 등 큰 명절을 맞으면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강강술래, 씨름, 줄다리기 등의 놀이를 통해 함께 기쁨을 나눴다. 특히 강강술래, 씨름, 줄다리기는 공동체의 협동력을 길러 마을 주민들의 단합에 큰 도움이 됐다.

 

강강술래는 대한민국의 남서부 지방에서 널리 행해졌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다. 밝은 보름달이 뜬 밤에 수십 명의 마을 처녀들이 모여 손을 맞잡고 둥글게 원을 만들어 돌며 당시 여성으로서 느끼기 어려웠던 해방감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선창과 후창 그리고 율동이 함께하는 종합 놀이다. 단순한 음률과 동작으로 배우기 쉽다.

 

씨름은 한국 전역에 널리 퍼져있는 민속놀이다. 두 명의 선수가 샅바(허리둘레에 천으로 된 띠)를 찬 상태에서 서로의 샅바를 잡고 먼저 상대방을 넘어뜨리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레슬링의 일종이다. 과거엔 대회에서 우승하면 농사의 상징인 황소를 상으로 받았고 장사라는 칭호를 받았다. 대회가 끝나면 장사는 황소를 타고 마을을 행진하며 마을에선 장사를 위한 마을 잔치를 열기도 했다.

 

줄다리기는 풍년을 기원하고 공동체 구성원 간 화합과 단결을 위해 시행된 민속놀이다. 특히 농사를 주로 하던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문화권에서 많이 나타나는 형태의 놀이다. 짚으로 만든 커다랗고 굵은 줄을 중심으로 두고 두 팀으로 나눠 줄을 반대 방향으로 당기며 노는데 사실 줄다리기의 본질은 승부보단 공동체의 풍요와 단결을 강화하는 데에 있다.

 

강강술래와 씨름, 줄다리기는 오랜 역사가 있고 공동체 결속에 큰 도움이 돼왔다. 강강술래는 2009년에 줄다리기는 2015년에 씨름은 2018년에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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