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해서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
상태바
아이들을 위해서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0.08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남면 서연지씨
서연지씨가 아이와 함께 웃고 있다.
서연지씨가 아이와 함께 웃고 있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서연지(41) 씨가 한국에 온 지도 벌써 17년이 지났다. 24살의 어린 나이로 타국에 와 외로움에 눈물짓던 밤도 많았을 법한데 인터뷰를 진행하는 서 씨의 목소리에는 활기참과 발랄함만이 묻어 나왔다. 17년 전 한국으로 이주하고 10년 전 귀화해 한국 사람으로 또 네 아이의 엄마로 오늘도 힘차게 살아가는 서 씨를 소개한다.

물론 그녀가 한국에 도착한 후 몇년간은 어려움도 많았다. 언어도 잘 통하지 않았을뿐더러 문화와 음식까지 모든 것이 달랐다. 20년 넘게 살았던 베트남과 생판 다른 대한민국에서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직접 스님에게 서연지 라는 이름을 받아와 주신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예뻐해 주시는 시아버지, 남편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네 명의 아이들까지.

현재 어린이집에서 6개월째 일하고 있는 그녀는 그 전에도 농사를 짓거나 회사를 다니곤 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어린이집이 얼마 전 보수공사를 통해 시설도 좋아졌고 일에 만족한다고 전한 그녀. 일과 가사를 병행하려면 힘들기도 하련만 그녀는 한국어 공부도 계속해 8년전부터 보육교사 자격증·사법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해왔다. 특히 사법통역사 자격증은 취득 난이도가 높은 자격증 중 하나로 최근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하는 외국인의 법적권리를 보호하고 민사 및 형사사건에 대해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는 자격증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체류 외국인의 급격한 증가로 법원, 난민심사, 경찰 등 각종영역에서 통역 수요는 늘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환경에서 전문적으로 사법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격증이다. 한국의 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파악해야하고 고급 난이도의 한국어 구사는 물론 대부분 한자로 구성된 법률용어까지 정복해야한다. 그녀는 사법통역사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학구열을 불태워 현재는 한국어3급 시험에 도전중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을 모두 해결할 정도로 능통한 그녀지만 요즘은 한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아이들이 가지고 있을 마음 속 깊은 고민에 대해 잘 얘기 할 수 있을까라는 것. 특히 코로나로 인해 고향으로 가는 비행기편이 모두 취소되고 고향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느끼는 향수까지 더한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을 공부로 승화시킨다. 그래서 그녀는 직장에서 돌아와 아이들 끼니를 챙겨준 후에 2시간 이상을 한국어 공부에 투자한다. 아이들 때문에 웃고 아이들 때문에 고민하는 그녀는 오늘도 오로지 아이들과 가족들의 건강만을 기원하는 이 시대의 아름다운 어머니이자 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녀의 목소리처럼 활기찬 생활을 하길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