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위해 그날의 온·습도도 체크하죠”
상태바
“커피를 위해 그날의 온·습도도 체크하죠”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1.26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천읍 커피봉
주대봉 대표가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다.
주대봉 대표가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다.

정지용 생가를 지나 옥천향교쪽으로 향수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사거리에 아기자기한 공예품과 캐릭터 쿠션으로 장식된 카페가 나온다. 바로 주대봉(58)대표가 운영하는 ‘커피봉’이다. 주 대표는 대한민국에 커피산업이 막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커피에 관심이 많았다.


대한민국에 ‘카페’라는 개념이 생소했을 시절인 1980년대 초반. 군대에 들어가기 전부터 서울 인사동 민정당사 앞 민정다방에서 일했던 그는 군대에 가서도 커피와 오픈식 카페에 관한 공부를 놓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대도시 서울에서부터 강원도 산골짜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의 사람이 모이는 곳인 군대이기에 각 지역의 카페업 트렌드을 알 수 있었다. 


군에서 제대한 주 대표는 대학로에 자신의 개성을 가득 담은 카페를 개업했다. 약 1년이나 했을까, 가게는 성업중이었고 수입도 많았지만 ‘나는 아직 젊은데 앉아서 돈이나 세고 있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카페 영업을 접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갔다고 해서 커피에 대한 그의 열정이 식은 것은 아니었다.
입사 후에도 유럽의 커피 선진국인 이탈리아로의 출장, 여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커피를 접하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주 대표는 퇴직 후 ‘방문 할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는’ 옥천에서 다시 꿈을 이루기 위해 내려왔다. 대전이 고향이어서 조금 더 옥천에 친근함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주 대표는 “커피엔 원두를 따서 말리는 작업부터 샷을 추출해 우리의 입에 들어오는 순간까지 아주 많은 공정이 필요하다”며 “커피는 공부가 아주 많이 필요한 분야다”고 했다. 같은 원두라도 주변의 온도나 습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 매일 원두가루를 만지며 그날의 온도와 습도에 맞게끔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까닭에 그의 손끝은 항상 거칠다.


‘커피봉’엔 다른 커피숍에선 볼 수 없는 ‘봉브랜드’라는 이름의 커피가 있다. 주 대표와 그의 스승 허형만 대가가 약 1년여 간 고심하며 엄선한 8가지 원두가 블렌딩된 제품으로 ‘커피봉’의 시그니처 메뉴다.
주 대표는 “가게 운영이 안정되면 나중에 커피에 관심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수업을 운영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카페 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공부 이후에 창업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주 대표의 끊임 없는 노력으로 일궈진 ‘커피봉’은 단순한 커피숍이 아니다. 오랫동안 꿈을 쫓아온 사람의 열정이 가득한 곳이다.


주소: 옥천군 옥천읍 상계리 56-5
전화번호:043-731-7656
영업시간:오전10시~오후9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