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조양환 전 옥천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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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조양환 전 옥천군의원
  • 김병학기자
  • 승인 2020.11.26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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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어지간한건 ‘양보’
군의원 시절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은 능력 밖의 일도 내 일처럼 처리해 줘 주민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가 가장 힘이 났다는 조양환 전 의원.
군의원 시절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은 능력 밖의 일도 내 일처럼 처리해 줘 주민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가 가장 힘이 났다는 조양환 전 의원.

4대 옥천군의회 의원을 지낸 조양환(85) 전 의원.

조 전 의원은 일평생 고향 군서면 하동리(일명 마구실)를 떠나 살아본 적이 없다. 그러한 이유로는 마구실이 대대로 창녕 조 씨가 살아온 마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20년 넘게 농촌지도소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조 전 의원은 보기 드문 엘리트였다. 조 전 의원이 대학을 다니던 당시만 해도 특별한 집안의 자식들이나 갖는 행운 중의 행운으로 알았을 뿐 대부분 초등학교나 기껏해야 중학교 정도를 졸업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조 전 의원은 충남대 농학과를 졸업했다. 그러한 이면에는 부친의 교육열이 대단했다. 지금도 조 전 의원의 자식(36)들 상당 수가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

 

주민들의 추대로 군의원 당선

사실 조 전 의원은 군의원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다. 농촌지도소 소장 시절 마당발에 상대방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결코 그냥 지나치는 성격이 못돼 하나 둘 도움을 주다 보니 그를 아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를 군의원으로 내몰았다. 바로 그러한 노력들이 열매를 맺어 그를 의회에 입성시킨 것이다.

의회에 발을 디딘 조 전 의원은 다양한 일들을 해냈다. 물론, 군의원이라는 한계성이 있지만 그러한 한계성을 뛰어 넘어 자신이 해결하지 못할 일들은 자신보다 더 큰 힘을 지난 사람을 찾아가 기어코 해결해 냈다. 특히, 그린벨트로 인해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주민들에게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일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마을안길 보수나 마을회관 건립은 업적 중에도 들지 않는다.

 

유봉열 전 군수 가장 기억에 남아

그러한 조 전 의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 바로 민선 1기이자 31대 옥천군수로 당선된 유봉열 전 군수다. 비록 유 군수가 조 전 의원의 대학 1년 후배였지만 조 전 의원은 언제나 그를 존경하고 대화의 상대로 이어갔다. 그런 그가 지난 해 1월 급성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자(81) 조 전 의원의 마음은 가족보다 더 아팠다. 회의 때면 늘 조 전 의원을 자신의 옆에 앉게 하고 어느 누구의 말보다 자신의 말에 더 귀를 기울였으며 혹여 행정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꼭 조 전 의원을 찾아 상의를 했던 그였기에 상심이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의 생명을 어찌할 수는 없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도 유(봉열) 군수의 생각이 많이 납니다라는 조 전 의원은 과거 현역 시절 유 군수와 함께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고 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유 전 군수가 내리 3선 옥천군수직을 마치고 물러나면서 제5대 옥천군의회 문을 두드렸다. 조 전 의원 역시 차기 선거를 고민하고 있을 즈음 유 전 군수 측에서 사람들이 드나 들었다.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같은 선거구에서 선후배가 동시에 출마한다는건 보기에도 안좋을 뿐더러 선배가 후배에게 양보하는게 어떻겠느냐며 설득 아닌 회유를 했다. 하지만, 워낙에 양보와 배려가 몸에 밴 조 전 의원으로서는 지난 날 정도 있고 나이도 있어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해서 조 전 의원은 옥천군의회를 떠났다.

 

의원 물러난 이후의 삶이 더 바빠

퇴임 후 조 전 의원의 일상은 더 바빴다. 그간 미뤄놨던 각종 사회단체 일들하며 농삿일 등 자신이 처리해야 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니었다. 한동안 소홀히 했던 창녕 조 씨 운영위원과 충청북도 종친회장 등을 다시 맡는 등 말마따나 눈코 뜰새없이 분주한 나날들을 보냈다. 창녕 조 씨 대종회 운영위원은 지금도 맡고 있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늘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조 전 의원은 현재 벼농사와 마늘 농사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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