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 “정적인 마을을 동적인 마을로 바꾸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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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이장님] “정적인 마을을 동적인 마을로 바꾸렵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0.12.03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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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양리 이요셉 이장

마을에 카페 하나만 생겨도 마을 분위기 바뀌어

구들장홍보체험관건립 위한 분주한 발품

 

옥천군 관내 이장 가운데 세 번째로 젊은 이장, 한번 계획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보고야 마는 승부사적 기질의 소유자. 자신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봉사정신이 몸에 밴 사람.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이요셉(43) 이장을 두고 하는 수식어들이다.

이 이장의 고향은 경기도였다. 그러나 초등학교 4학년부터 용천초(안내초 용천분교)로 전학 와 줄곧 이곳에서만 살아 왔으니 답양리는 그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답양리가 다른 마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을 대표인 이장부터가 젊다는 사실이다.

이제 갓 마흔을 넘어선 나이다 보니 마을 주민들이 더 좋아한다. 지난 시절 나이든(?) 사람이 이장을 맡던 때는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부탁이 있어도 웬지 마음에 부담을 느껴 그만 포기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70가구 110여 명이 살아가는 답양리 주민들은 이 이장이 마치 자식과도 동생과도 같기에 시도때도없이 전화를 건다. “이장님, 우리집 비료 좀 신청해 줘유” “이장님, 우리 집 앞 가로등이 갑자기 안들어오는데 손 좀 봐 줘유하는 시시콜콜한 민원(?)성 전화부터 과거 마을에서 해내지 못했던 사업성 주문도심심찮게 들어 온다.

이 이장은 그래도 재미있다. 바로 그러한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 이장의 임무이고 또 그러한 일들이야말로 어르신들이 혼자서는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당연히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윗대부터 내려 온 봉사 활동 바탕

이 이장의 전공은 사회복지학이었다. 그래서 이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자마자 요양원을 운영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요양원을 운영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그러한 동기 역시 순전히 윗대부터 내려 온 사회봉사활동 덕분이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온전히 사회복지의 길을 걸어 온 길을 이어 자신이 사는 집 바로 옆에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365일 똑같은 패턴에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피곤하고 무의미한 것인가를 깨달았습니다. 그러다 지금이라도 나만의 삶을 살아 보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서울 생활을 접고 답양리로 들어왔죠라고 했다. 당시 이 이장은 서울의 집에서 경기도 분당을 오가며 헬스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었다.

흔히들 시골에서의 삶이 따분하고 답답하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봅니다. 특히 저 같은 젊은 세대들의 경우 치열한 도심에서의 삶보다는 좀 더 여유롭고 확실한 미래를 설계하고픈 생각이 있다면 시골이야말로 그러한 꿈을 펼치는데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성실성과 공평성에 힘 실어 줘

이 이장이 이장을 맡고부터 달라진 건 마을 주민에 지급되는 비료 관련 문제였다. 아무리 개인이 구입하지 않고 수계기금으로 구입하는 비료라 하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보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현실에서 굳이 수계기금 전액을 비료 구입에 사용한다는건 어딘지 모르게 불평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발표를 했다. “이제부터는 수계기금을 비료 구입에만 쓰지 않겠다. 즉각 반응이 일었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마을 전통(?)을 어느 날 젊은 사람이 들어 와 이장을 맡더니만 자기 마음대로 이리 쓰겠다 저리 쓰겠다 한다면서 한동안은 그를 괴롭혔다. 물론 비료가 필요한 주민에게는 비료를 사 줬다. 하지만, 이 이장의 성실성과 공평성에 매료된 주민들은 더 이상 테클을 걸지 않고 오히려 이 이장이 하는 일이라면은 무조건 찬성하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자체에서의 청년유인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청년들이 시골로 들어올만한 아무런 인프라도 구축이 안된 상황에서 말로만 시골로 들어오라고 하면 어느 누가 들어오겠습니까라고 지자체의 인구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들어오도록 그에 걸맞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인구증가는 물론 농촌이 활기차게 나아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초등학생 키우기 좋은 마을 만들기추진

이를 위해 이 이장은 기초생활거점사업 일환으로 초등학생 키우기 좋은 마을 만들기라는 나름의 프로젝트를 세워 최소 초등학생이 졸업할 때 까지라도 면에서 운영하는 기숙형 아파트를 만들어 보급할 야심찬 계획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대전이나 청주와 30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안내면이야말로 그러한 사업에 선두주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초등학교를 마치고 나간 사람이 또 다른 초등학생 가정을 소개하고 또 소개하면 자연스레 답양리는 물론 안내면 나아가 옥천군이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명하고도 확실한 발전계획을 내 비췄다.

특히, 얼마 전에 30대 중반의 젊은이가 문을 연 카페가 동네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켰다. 고작 카페 하나 들어섰는데 외지인들이 몰려 온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대 혁신이었다. 이때 이 이장은 생각했다. “비록 작지만 새로운 물결이 들어오면 농촌도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

이 이장은 이장이라는 직책 외에도 옥천군 면단위에서는 최초로 공립어린이집인 안내행복한어린이집운영위원을 비롯한 주민자치회 간사, 안내초등학교 운영위원장 게다가 할머니 한글교실운전까지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등 이 이장의 시계는 잠시도 멈출 조짐이 안 보인다.

지금은 2년이라는 노력 끝에 마련한 마을 땅 1,000평에 답양리 특산물인 구들장돌을 홍보하기 위한 구들장홍보체험관을 건립코자 분주한 발품을 팔고 있습니다라는 이 이장은 지금의 답양리를 정적인 마을에서 젊은이들의 활동성 넘치는 동적인 마을로 바꾸는게 이장을 맡는 동안 해내고 싶은 최대의 숙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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