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함에 지식과 기술을 더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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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함에 지식과 기술을 더하길
  • 김수연기자
  • 승인 2021.01.0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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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박득선 씨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박득선 대표가 가지치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박득선 대표가 가지치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옥천읍 삼청리에서 서울농장을 운영하는 박득선(67) 대표는 수확을 모두 마친 1월임에도 불구하고 가지치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처럼 농사일이라면 언제나 진심인 박 대표지만 그가 처음부터 농사를 지었던 것은 아니다.

고향이 옥천이라고 해서 출생부터 60년 넘게 옥천에서 지냈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

서울에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한 그는 당시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돼 부모님께서 농사지으시는 것을 도와드리려고 옥천에 돌아왔고 그렇게 농사와의 연이 시작됐다.

초반에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지을 때는 벼, 밭 작물 등으로 농업에 입문했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는 작물 종류를 바꿔 메론 농사를 지었다.

물론 지금도 고급 과일이지만 당시는 더더욱 몸값이 비쌌던 메론.

하지만 박 대표는 허리를 다치고 말았다.

더 이상 악화되고 싶지 않으면 당장 직업부터 바꾸라는 의사의 말에 “더이상 농사를 짓지 않겠다”고 결심한 박 대표.

대전의 가게에서 일도 해보고 기술도 배워보고 개인택시도 운영해봤지만 결국 종착지는 다시 농사였다.

단단한 아스팔트 바닥보단 포근한 흙이 그의 발에 더 잘 맞았으리라.

그렇게 박 대표는 덩굴작물인 메론 대신 나무에서 열리는 과수 농사를 짓기로 결심한다.

혹여나 무리하면 다시 아픈 곳이 재발할까, 허리를 위해 서서 작업할 수 있는 작물과 환경을 고른 것이다.

그것이 포도, 복숭아와의 첫 인연이었다.

모든 농사짓는 사람이 하는 말이지만 농사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짓지 못한다.

특히 여름엔 새벽 4,5시 경에 준비를 마치고 나와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

해가 뜨고 대지가 달아오르면 더위 때문에 낮동안 일을 하지 못하고 해가 서산 너머로 기울면 다시 나와 일을 시작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수확기에는 이마에 헤드라이트를 쓰고 일하기도 한다.

복숭아의 경우는 더운 대낮에 수확하면 과일의 상품성이 하락하기 때문에.

심지어 박 대표는 2~3 품종의 복숭아를 함께 기른다.

품종마다 수확기가 달라 한 복숭아의 수확을 마치면 다른 하나가 기다리고, 또 다른 종의 복숭아가 기다리고 있다.

박 대표가 주로 기르는 포도는 슈트벤, 머루포도의 일종인 이 품종은 알이 조금 작은 대신 당도가 27brix나 나온다.

보통 시장에 상품으로 판매되는 과일이 12~14brix임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의 단맛을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농사짓는 사람은 기후변화에 예민하다”고 했다.

아무리 알이 실하게 열려도 단 며칠간 비가 거세게 오거나 태풍이라도 불어닥치면 상품으로 나가는 과일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농사를 잘 짓는다고 생각해도 기후나 병·해충 같은 변수가 자꾸 생긴다”며 “30년 간 매년 새로운 변수에 대응하는 법을 찾아가는 것 같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교육의 힘이 컸다”고 했다.

이어 귀농을 준비하거나 옥천에서 농사를 짓는 다른 농업인들에게 “부지런함에 지식이나 기술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며 “농업 관련한 교육 등에 참여해 교육도 받고 다른 농업인들과 노하우도 공유하다 보면 실패 확률이 줄어들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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