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도 잘 살아야 나도 잘 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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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도 잘 살아야 나도 잘 살죠”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1.07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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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마항리 김종덕 이장
맺고 끊는 것을 좋아하는 외지인들의 사고와 달리 정에 얽혀 살기를 좋아하는 원주민들은 가능한 외지인들을 이해하고 안으려고 노력한다는 김종득 이장은 부디 새해에는 코로나가 종식되어 경제가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맺고 끊는 것을 좋아하는 외지인들의 사고와 달리 정에 얽혀 살기를 좋아하는 원주민들은 가능한 외지인들을 이해하고 안으려고 노력한다는 김종득 이장은 부디 새해에는 코로나가 종식되어 경제가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샛골’ ‘진천골’ ‘웃망개미’ ‘아랫망개미’ ‘산정’ ‘사시골’ 등 6개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진 옥천읍 마항리(이장 김종득, 70).

95가구에 192명이 살아가는 마항리 역시 여느 농촌과 비슷한 모양새다.

선 주민 가운데 젊은이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욱이 주민 90%가 여자들이다 보니 마을 내 대소사는 몇 안되는 남자들의 못이 되고 말았다.

올해로 9년째 마항리 이장을 맡고 있는 김종득 이장.

김 이 장의 전직은 공무원이었다.

옥천군청 건설과에서 만 29년을 근무하다 그의 나이 50에 조금은 이른 명예퇴직을 했다.

물론 공무원 생활도 나름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었지만 평소 갈망해 오던 자신만의 일을 해보고 싶었다.

더욱이 더 늦기 전에 그러한 생각을 행동에 옮겨야겠다는 충동과 그래야만 훗날 후회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그를 서둘러 사직서를 내도록 추동했다.

이후 본격적인 건설업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20년 이라는 세월을 건설업에만 올인했다.

그러던 지난 해 10월, 세월의 흐름만 알았지 자신의 나이듦은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 내 나이가 벌써 70이구나’ 하는 생각에 놀라움을 금지 못했다.

물론 이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부단한 노력은 해 왔지만 하는 일들에 대해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미련없이 건설업도 접었다.

“문제는 저희 마을을 대표할 수 있는 주 수입원이 없다는 겁니다.

이렇다 할 수입원 없어 걱정

주민 대부분이 정부에서 주는 노령연금에만 의지하고 있으며 겨우 다섯 가구만이 복숭아농사를 짓고 있죠”라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을 자체적으로 돈을 걷어 작은 사업이라도 하나 해본다는건 언감생심(焉敢生心), 언어도단(言語道斷).

그렇다고 김 이장이 손을 놓고 있는건 아니다.

지난 해만 해도 마을안길 보수는 물론 하천정비, 도로포장 등 다른 동네 이장보다 일을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기계화경작로 사업을 위해 옥천군 농업기술센터에 지난 해 사업비 3억 원을 지원받아 시작한 공사 마무리를 위해 또 다시 사업비 4억 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안에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원주민이 외지인 도와

“저희 마항리는 95%가 원주민이며 5% 정도만이 외지인입니다.

다문화가정도 3가구 있습니다.

원주민보다는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의 생활정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오히려 저희같은 원주민들이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펴야 할 정도입니다”

마항리에도 3년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집이 두 군데나 있었다.

하지만, 출산율이 저조한 지금 두 곳 모두 문을 닫아 버렸다.

여기에 2개 있는 교회 역시 성도수래야 5명 내외로 어려움을 면치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흔히들 원주민들이 갓 이사 온 외지인들에게 ‘텃세’를 한다고 하는데 그건 오해입니다.

원주민들의 입장에서야 주민 수가 늘어나는데 반가울 뿐이죠.

문제는 외지인들이 해당 지역의 관습을 모르고 무작정 자신들의 주장만 관철시키려 하다 보니 끊고 맺는 것에 익숙치 못한 원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주장이 반가울 리가 없는 거죠”라고 했다.

즉 모든 마을 내 문제는 외지인들이 일으키고 있다고 일축했다.

“부디 올해는 코로나19가 종식되어 경기가 회복됐으면 합니다.

그래야 우리같은 시골 사람들도 더불어 잘 살 수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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