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주민들의 협조로 너무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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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주민들의 협조로 너무나 행복합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1.28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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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죽향2리 조기철 이장
조기철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다양한 일들을 해낼 수 있었다”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그에 대한 보답은 이뤄짐을 믿고 있다”고 했다.
조기철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다양한 일들을 해낼 수 있었다”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그에 대한 보답은 이뤄짐을 믿고 있다”고 했다.

 

323세대 1,000여 주민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옥천읍 죽향2리.

이 마을에서는 논이나 밭을 찾아볼 수가 없다. 대부분 아파트 단지로 조성되어 있다 보니 해질녘 나타나는 초가집의 저녁 밥 짓는 연기와도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주민들의 민심까지 말랐다고 생각하면 오해.

올해로 5년째 죽향2리 이장을 맡고 있는 조기철(69) 씨는 “저희 마을처럼 화목하고 화합이 잘되는 마을도 드물 겁니다.

능력이 없고 여러모로 부족한 저이지만 어떠한 일을 추진하고자 할 때면 모든 주민들이 응원의 박수를 보내 줘 지금까지 한 건의 불협화음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라며 마을 자랑에 침이 마른다.

조 이장은 과거 평생을 옥천농협과 함께 했다.

자그마치 34년 6개월을.

3급 상무직인 사업소장을 마지막으로 농협에서 물러난 조 이장은 이후 4년여를 집에서 텃밭을 재배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이장 안 맡으려면 이사 가라"

그러던 2014년 이맘때, 마을회관에서 조 이장을 호출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한달음에 달려 갔다. 그런데 너무도 뜻밖의 상황 앞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다음 번 죽향2리 이장에 조 소장(퇴직 당시 직책)님을 이장으로 추천했으니 그리 아시기 바랍니다”라는 매우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기 때문.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단 한번도 이장을 맡아야겠다는 상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뜬금없이 이장을 맡으라니 말 그대로 어안이 벙벙했다.

분명한 답을 못하고 난처한 표정을 짓자 이번에는 협박(?)성 발언이 이어졌다.

“(이장을) 맡고 안맡고는 조 소장님 마음일지 몰라도 만에 하나 우리들의 부탁을 거절할 생각이라면 다른 데로 이사를 가시는게 좋을겁니다”라고 했다.

이때 조 이장은 생각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주민들이 아예 작심을 하고 결정을 지었구나, 그렇다면 받아 들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등떠밀려 이장직을 수락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찬성

그래서였을까, 이후 주민들은 조 이장이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찬성표를 던졌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오늘이 있기까지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들이 많았을겁니다. 하지만, 일의 크고 적고를 떠나 일단은 저를 믿고 따라 주셔서 너무도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 뿐입니다”라며 이번에도 모든 공을 주민들에게 돌렸다.

“특별히 잘한 것은 없습니다. 그저 다른 이장님들처럼 마을 내 숙원사업 해결에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라는 조 이장은 “과거 경로당의 경우 남녀가 따로 생활하도록 가운데에 벽을 설치했으나 남자 노인보다는 여자 노인들이 훨씬 자주 이용하다 보니 남자 노인 방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자 노인분들이라도 넓게 사용 하시라고 방 사이 벽을 없앴더니 모두들 너무 좋아하셨습니다”라고 했다.

또, 마을 대부분이 아파트단지이다 보니 잦은 도시가스 배관공사로 인해 바닥이 여기저기 갈라져 보기에 흉해 3년여에 걸쳐 아스콘으로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주은옥향아파트 내에 80여 칸에 이르는 택배전용함을 설치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노고를 덜어 주었으며 단지 내 노후 소화전 교체, 재활용 분리 수거함 설치, 아파트 단지 내 공영주차장 설치 등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모두가 조 이장이 앞장 서 이뤄낸 결과물들이다.

특히 공영주차장 설치는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주민 모두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최근에는 ‘마을자랑비’도 세웠다.

성실히 살면 반드시 보답 이뤄져

“비록 제가 이장이라는 위치에는 있지만 마을발전과 관련된 일들은 반드시 8명의 개발위원회 위원들과 상의를 한 다음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는 조 이장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히 살면 반드시 그에 대한 보답은 이뤄짐을 믿는다”고 했다.

조 이장은 현재 옥천농협 이사와 옥천읍 이장협의회 부회장을 맡는 등 이장 본연의 업무 외에도 옥천 발전을 위해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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