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빛내주는 건 사람이에요”
상태바
“공간을 빛내주는 건 사람이에요”
  • 김수연기자
  • 승인 2021.01.28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천읍 ‘무크’
카페 ‘무크’의 큰 창을 통해 차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과 차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
카페 ‘무크’의 큰 창을 통해 차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과 차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

 

옥천체육센터에서 문장로를 따라 쭉 내려가다보면 자연석으로 이뤄진 야트막한 계단 위에 있는 건물이 보인다. 바로 최양묵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 ‘무크’다. 


지난해 10월 중순에 개업한 ‘무크’는 수십가지 메뉴가 있는 여러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다르게 기본에 충실하다. 커피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그리고 ‘더치커피’ 등이 있고 차 종류로는 ‘대추차’, ‘생강차’, ‘쌍화차’, ‘레몬차’ 등이 있다. 


카페의 메뉴는 대부분 최 대표가 직접 엄선해 고른 재료로 만든다. “커피는 볶는 순간 산화되기 때문에 홀빈(갈지 않은 원두)으로 보관하는 것이 맛과 향을 잡는데 유리하다”는 최 대표는 커피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갈아서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린다. 


뜨거운 열기가 압축돼 나오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내리면 30초 안에 커피가 나오고 최 대표도 시간을 아껴 다른 일에 힘을 쏟을 수 있지만 최 대표는 핸드드립을 더 선호한다. 고압으로 단시간에 커피를 추출하면 커피가 가지고 있는 좋은 향은 쉽게 날아가고 씁쓸한 맛이 더 가미될 수 있기 때문. 

‘무크’의 대추차는 걸쭉한 농도와 다양한 견과류 토핑 덕분에 끼니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무크’의 대추차는 걸쭉한 농도와 다양한 견과류 토핑 덕분에 끼니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뿐만 아니라 ‘레몬차’와 ‘생강차’는 직접 원재료를 편으로 썰어 청을 만들고 ‘대추차’는 대추를 푹 끓여 갈아 체에 걸러 만든다. 대추 자체의 단맛이 강한 까닭에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달콤하다. 


‘대추차’의 경우 일반 찻잔보다 조금 더 큰 그릇에 담아져 나온다. 따끈하게 데운 대추차 위에 호박씨, 호두, 잣, 말린 대추 등을 얹으면 끼니 대용으로 먹어도 될 만큼 맛있고 든든한 대추차가 완성된다. 


축음기 모양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나른한 블루스, 찻잔과 함께 건네지는 원목 받침대와 깔개가 ‘무크’에서 보내는 휴식시간에 분위기를 더해 준다.


최 대표는 “대추차는 알이 굵고 단맛이 강한 보은 대추를 사용해 만든다. 하지만 혹시 손님께서 단맛이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에는 기호에 따라 설탕을 더 넣어 드리고 있다”고 했다.


‘무크’는 특이하게도 주방을 마주보고 일렬로 늘어선 바 형식의 테이블이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워낙 사람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최 대표의 성격이 한가득 반영된 인테리어다. 그녀는 “공간을 빛내주는 건 사람이다”며 “사람 사는 공간엔 끊임없이 사람이 와야한다”고 했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최 대표의 성격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그녀의 집과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차라도 한 잔 대접하길 좋아했던 부모님 덕분이다. 


현재 ‘무크’의 건물은 그녀가 어렸을 때 살던 집터 자리에 새로 지은 것이다. 최 대표는 “과거엔 마당이 더 넓어 꽃과 나무가 지금보다 많았다”며 “마당이 좁아짐에도 불구하고 데크를 크게 지은 이유도 사람들이 와서 꽃과 나무를 구경하면 좋을 것 같아서다”라고 했다.


날이 쌀쌀한 요즘 다양한 꽃 화분과 다육식물이 ‘무크’ 내부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봄과 가을엔 건물 주변에 가득 심어놓은 국화와 구절초, 야생화가 손님들을 반겨줄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