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역까지 뻗어나가는 사랑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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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까지 뻗어나가는 사랑의 손길
  • 김수연기자
  • 승인 2021.02.0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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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이상만 씨
이상만 대장이 지난해 초에 열린 ‘옥천읍자율방범대 대장 이·취임식’에 참여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이상만 대장이 지난해 초에 열린 ‘옥천읍자율방범대 대장 이·취임식’에 참여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13년 전부터 ‘옥천읍 자율방범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2016년도 부대장을 거쳐 현재는 대장직을 맡고 있는 이상만(52) 대장. 


두 딸이 있는 이 대장은 딸들이 중·고등학교에 올라갈 무렵엔 ‘1388 청소년 지원단’, ‘옥천읍자율방범대’, ‘대한적십자사옥천지구협의회대성봉사회’ 등 다양한 단체에 참여해 옥천군 청소년 계도 활동에 힘써 왔다. 뿐만 아니라 울산·괴산 등 타 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곳으로도 달려갔다.


관내에선 야간 순찰, 군 행사 교통정리, 청소년 관련 행사·캠페인 진행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했지만 요즘은 코로나 19로 행사도 모두 취소되고 대면 모임 자체가 금지되다 보니 봉사 활동도 쉽지 않다. 그는 “직장인들이 많은 방범대라서 주로 야간에 순찰과 봉사를 해왔는데 요즘은 봉사는 물론이거니와 순찰도 자제하는 편이다”고 했다.


올 1월 예정된 정기총회도 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코로나 19 감염자가 많이 감소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가면 임원진을 소집해 봉사와 사업비 지출 계획 등을 재정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렇듯 대장이란 자리에서 현 세태까지 고려하며 끊임없이 봉사를 위해 노력하는 그에게 몇달 전 특별한 일 하나가 일어났다. 옥천 이원의 한 물류센터에 아르바이트를 온 타지 청소년들이 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로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버스가 다시 돌아가는 아침까지 기다리지 못한 채 무작정 센터를 빠져나와 번화가 쪽으로 걸어왔던 것.


이원면 지구대에서는 학생들을 옥천 시내까지 태워다줬고 시내까진 왔지만 무일푼으로 몸만 달랑 온 학생들이 집에 갈 방법은 전무했다. 특히 어둠까지 깔린 마당에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당시 학생들은 불이 켜져있던 옥천역 옆 ‘옥천읍자율방범대’ 사무실로 찾아와 양해를 구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마침 대원들과 순찰을 준비하던 이 대장은 평소 협력하던 옥천경찰서에 상황을 설명한 후 직접 학생들을 데려다 주기로 결정, 차를 몰고 학생들의 집인 전라북도 익산까지 태워다 줬다. 왕복 3시간 이상이 걸리는 짧지 않은 거리. 심지어 이 대장은 다음날 회사에도 가야했다.


가는 길에 아침 밖에 못먹고 저녁까지 굶었다는 학생들을 위해 편의점에 들러 식사까지 챙겨준 그는 비록 새벽 2시에 귀가했지만 “일면식도 없는 학생들이지만 비슷한 또래의 딸들이 생각나 무시할 수 없었고 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며 “다음에 학생들이 자랐을 때 이 일을 기억하고 도움이 필요한 다른 청소년들에게 기꺼이 손길을 건네준다면 사회가 조금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고 했다.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며 많은 봉사자들을 만난 이 대장은 “봉사하는 데 있어 롤모델로 삼고 있는 분은 김성근(안전모니터봉사단 옥천군 지회장) 지회장님이다”고 했다. 평일에 생업 활동을 하면서도 3~4시간 정도 봉사에 할애하고 이 대장에게 ‘진정한 봉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만든다는 김 지회장과 그의 봉사열정. 이 대장은 이미 긴 시간동안 다양한 봉사에 참여해왔음에도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시며 안 가시는 곳이 없는 김 지회장님의 10%만 따라가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옥천엔 봉사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정말 많다”며 “코로나 19가 종식된다면 봉사활동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다”며 함께 봉사를 진행한 봉사단원들에게 “다들 건강 잘 챙기다가 봉사활동 현장에서 마스크 벗고 웃으며 만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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