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송이향에 쫄깃쫄깃한 고기식감을 가진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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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송이향에 쫄깃쫄깃한 고기식감을 가진 버섯
  • 옥천향수신문
  • 승인 2021.02.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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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면 ‘레미팜’
홍길표 대표가 버섯 수확을 위해  버섯배지를 살펴보고 있다.
홍길표 대표가 버섯 수확을 위해 버섯배지를 살펴보고 있다.

청성면 산계삼거리에서 청산면 지전리 방향으로 남부로를 따라 쭉 가다보면 청산면 남부로 2308번지 비닐하우스에 크게 ‘농장구경오세요~’라고 써있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레미팜을 운영하는 귀향·귀농 4년차 홍길표(49)·변숙경(48) 부부의 환영을 받기 전까진 ‘소비자를 위해 의례적으로 하는 인사말이겠거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옥천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애니메이션, 서양화 등을 그려온 홍 대표와 무주에서 태어나 20여년 정도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무역업에 종사했던 변 대표. 이 둘은 농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인다. 


도시에 살던 부부가 어느새 도시의 차막힘, 많은 사람들, 환경 등에 자주 피로감을 느낄 때 쯤 홍 대표 아버지의 건강문제가 불거졌다. 그들은 그렇게 귀농·귀향을 결정했다.


귀향 후 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교육을 이수하고 포도대학 등의 농산물 관련 교육과정도 마친 홍 대표가 “포도는 수확기에 수입이 한 번 생기는데 과연 포도농사만으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농장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 지속적인 수입원이 있어야 마음에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고민에 빠질 무렵 운명처럼 ‘송화고버섯’에 대해 알게 됐다. 과수작물에 비해 훨씬 짧은 성장주기, 판매주기로 자금 회전율이 높고 재배 면적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송화고버섯’이야 말로 ‘초보귀농인’인 부부에게 딱 알맞은 작물이었다. 


부부는 현 농장 임대인을 통해 버섯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재배하며 기술을 익혔고 지난해 늦은 가을 ‘레미팜’이라는 상호와 함께 ‘송화고버섯’ 재배·판매의 시작을 알렸다.


‘레미팜’의 이름은 변 대표가 9년동안 키워온 반려동물의 이름에서 따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호 등록 후 강아지 ‘레미’는 동네의 다른 개에게 물려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농장 시작부터 가슴 아픈 일이 생겼지만 ‘레미’가 하늘에서 축 처진 자신의 어깨를 보면 또 슬퍼할까 일부러 조금 더 바쁘게 지내려 노력했다.

참나무 톱밥으로 만든 배지에서 ‘송화고버섯’이 자라나고 있다.
참나무 톱밥으로 만든 배지에서 ‘송화고버섯’이 자라나고 있다.

낯선 이름으로 아직 생소할 수도 있는 ‘송화고버섯’은 표고버섯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송화고버섯’의  갓에선 표고버섯의 맛을 느낄 수 있고 기둥에서 송이버섯의 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마치 고기를 씹는 듯한 쫄깃한 식감도 일품이다. 


변 대표는 “‘송화고버섯’은 맛·식감도 좋지만 항산화작용, 성인병예방, 두뇌발달, 변비예방 등 수많은 효능이 있다”며 “지인분들이나 지인의 지인이 ‘송화고버섯’을 선물로 받고 재구매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했다.


홍 대표는 “같은 종균을 가지고 오더라도 온도·습도에 따라 결과물이 결정된다”며 “콘크리트 바닥에 하우스를 치고 버섯을 키우시는 분도 많지만 ‘레미팜’은 흙을 사용해 온·습도 조절을 조금 더 용이하게 한다”고 했다. 


하우스엔 온·습도 조절을 위한 자동설비시설도 구비돼 있어 노지에서 농사짓는 것만큼 힘들진 않지만 살아있는 생명이다보니 손이 많이 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부부는 “그래도 다행인 게 일이 바쁜시기와 바쁘지 않은 시기가 열흘에서 2주 간격으로 있어 재충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참나무 톱밥으로 만든 버섯 배지에서 자라는 ‘송화고버섯’. 3개월에 한 번씩 너덜너덜해진 버섯 배지를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하고 배지에서 자라나오는 순의 크기와 성장속도를 보고 솎아줘야 한다. 각자 다른 높이에 있는 버섯 배지를 꺼내 비슷한 작업을 반복해야 하니 아무래도 가장 무리가 많이 가는 곳은 손목과 어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 대표는 “생각보다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서 계속 농사일을 놓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렇듯 일도 재밌고 상당한 노하우가 쌓였지만 아직 부부에겐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모든 농민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판로’ 문제다.
현재 백화점 등에 납품 중이지만 기존 표고버섯보다 2배 정도 비싸다보니 사람들이 ‘송화고버섯’의 가격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이 먼저 나타나곤 한다. 이런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게 시식이었는데 이젠 코로나로 시식을 하지 못하고 경기도 얼어붙으며 판매량이 예전만 못하다.


부부는 “언젠가 도농간 연계해 만든 장터에 다녀왔는데 옥천의 농산물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코로나 19가 가라앉으면 다시 도농간의 협약을 통해 비슷한 행사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군에서도 버섯재배 농민에 대한 지원 폭을 조금이라도 늘려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영농조합법인 친환경 농업연구원으로부터 무농약인증과 GAP(우수관리)인증을 받은 부부의 ‘송화고버섯’은 현재 네이버 스토어팜, 쿠팡 등 포털·쇼핑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선물세트가 가장 인기가 많다.


홍 대표는 “생으로 먹거나 차를 내서 우려 마셔도 되고 구워 먹는 사람도 많다”며 “개인적으로는 잡채에 고기 대신 넣어 먹는 방식이 맘에 들었다”고 했다.
문의 010-9212-0904(홍길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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