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복지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어르신 돌보는 것도 지자체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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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복지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어르신 돌보는 것도 지자체의 몫”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3.25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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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금구3리 유헌영 이장
“재산소유 여부를 떠나 실제 복지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고령자들을 돌보는 것도 지자체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는 유 이장은 정이 넘치는 그런 세상이 뿌리 내려졌으면 한다고 했다.
“재산소유 여부를 떠나 실제 복지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고령자들을 돌보는 것도 지자체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는 유 이장은 정이 넘치는 그런 세상이 뿌리 내려졌으면 한다고 했다.

 

107가구 192명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옥천읍 금구3리(이장 유헌영, 56).

금구3리는 금구리 남서부에 위치하며 옥천역과 옥천우체국, 옥천버스 회차지, 한국통신 등 비교적 굵직한 기관들이 군집해 있어 여느 마을과는 달리 활기차고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옥천역과 옥천버스 차고지가 있어 교통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여기에 75년 역사를 지닌 옥천교회가 떡하니 둥지를 틀고 있어 그 역사적 의미 또한 깊다할 수 있다.

“저희 금구3리는 말이 농촌이지 실제 삶의 모습은 도심지와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라는 올해 5년 차 이장에 접어든 유헌영 이장은 “다른 마을에 비해 비교적 사회기반 시설이 잘 완비되어 있어 크게 불편하거나 부족한 것은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아쉬운 것마저 없는건 아니다.

면 단위 마을과 달리 워낙에 비싼 땅값 때문인지 아직 이렇다 할 자체 경로당이 없다.

군에서는 땅만 확보하면 얼마든지 독자적인 경로당을 지어 주겠다고는 하지만 말이 쉬워 땅 확보지 어디 그게 뜻대로 되겠는가.

월세 안내는 경로당 운영 ‘꿈’

그렇다고 포기할 유 이장이 아니었다. 김재종 군수를 찾아갔다.

“다른 마을들은 마을 소유 경로당이 있어 월세를 내지 않고 운영이 되는데 유독 금구3리만은 꼬박꼬박 월세를 내고 있어 경로당 운영에 너무도 힘이 든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자 김 군수가 답했다.

“옥천군 관내에 금구3리와 같은 상황에 있는 마을들이 더러 있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건물을 매입해 월세를 내지 않고 운영이 되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라는 확약을 받아 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대성공이었다.

이제 적당한 건물만 나오면 군에서 매입, 무상으로 임대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유 이장은 또 한번 군을 찾았다.

이번에는 여름철에 조금만 비가 많이 내려도 마을 옆으로 흐르는 금구천이 넘쳐 상습침수구역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아무리 많은 비가 내려도 금구천이 넘치지 않도록 금구천 상류에 대형 저수조를 만들어 달라고 읍소했다.

이번에도 역시 먹혀 들었다.

올 여름 장마가 지기 전에 저수조를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다.

“유 이장만큼 일잘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혀유”

그래서일까, 마을 주민들의 유 이장에 대한 칭찬이 마르지 않고 있다.

“우리 유 이장님만큼 사심없이 일을 잘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혀유, 역대 이장 가운데 가장 일을 잘한다니께유”라고 유 이장 치켜 세우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외에도 유 이장은 처음 이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마을 전체에 딱 한 대 밖에 없던 CCTV를 이장일 맡자마자 관계기관의 도움을 받아 마을 전체에 CCTV를 설치, 모든 주민들이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했다.

또, 삼양초등학교 옆 뚝방길 하천정비를 비롯한 마을벽화사업, 오래된 철대문 페인트 칠 등은 비록 사소한 것들이지만 나름 자부심을 갖는 업적(?) 들이기도 하다.

다만, 오래전부터 신경이 쓰이는 버스차고지 화장실의 경우 사용한지 오래되다 보니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인근 다른 건물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화장실 리모델링을 해 달라고 몇 번이나 군과 버스회사에 부탁을 했지만 군과 버스 회사 간 의견의 불일치로 아직껏 제자리 걸음이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경우 갑자기 당한 사고에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 90세된 할머니 한 분이 넘어져 오도가도 못한 것을 이웃 할머니가 발견해 몇날 며칠을 간호해 준 것을 보고 재산취득 여부를 따지지 말고 관계 부서에서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 주는게 사람사는 세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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