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오늘은 뭐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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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오늘은 뭐 그려요?
  • 김수연기자
  • 승인 2021.04.01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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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진아트미술교습소’
진아트미술교습소는 널찍한 여유공간을 통해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인테리어 했다.
진아트미술교습소는 널찍한 여유공간을 통해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인테리어 했다.

 

‘진아트미술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예진(28) 대표는 수업 시작 시간인 1시가 가까워지면 마음이 설렌다. 수업 시간에 맞춰 교습소 문을 열고 우르르 뛰어 들어와 “선생님!”이라며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학생들이 기다려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대전에서 자라 회화 전공으로 학부를 마치고 미술교육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부분의 동기들은 “졸업연도에 맞춰 임용고시를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김 대표는 선뜻 임용고시 준비에 손을 데지 못했다.


미술 교육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 때 아동미술과 입시미술을 지도한 경험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다. 아이들이 지루하다고 생각해도 할 말이 없을만한 커리큘럼, 때론 지도자들의 기분에 의해 즉흥적으로 내던져지는 주제 등에 안타까움을 느낀 김 대표는 그때부터 “내가 학원을 운영하게 된다면 다양한 재료로 재밌게 수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술교습소를 직접 운영해보기로 결정했다. 미술은 아이들의 순수한 영혼을 시각적으로 잘 나타낼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도화지 한 장과 색연필, 붓 등 관련 도구만 있으면 도화지에 우주가 펼쳐지고 추억이 펼쳐지고 꿈이 펼쳐진 것을 직접 눈으로 봐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양한 감각과 재료를 사용하는 잘 짜여진 커리큘럼을 구성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상상의 나래를 맘껏 발휘할 장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렇게 장소를 고민하다 정한 곳이 바로 옥천. 대전과 인접해 교통 등이 발달하고 학교, 학원도 여러개 있지만 이상하게 미술 관련 학습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전공해 온 김 대표는 아동기의 미술학습이 얼마나 감수성, 지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아 이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래서 옥천에 ‘진아트미술교습소’를 개업키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인테리어 과정부터 모두 참여한 김 대표는 책상과 의자로 가득 찬 공간에서는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 발휘에 제약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공간을 널찍하게 비워뒀다.

 
개업은 지난해 3월말 쯤 했으나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다들 등록을 꺼려하는 눈치였다. 초반엔 고민도 걱정도 있었지만 곧 남는 시간을 커리큘럼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인터넷으로 다양한 자료를 검색해 참고하고 직접 미술관도 둘러보며 어떤식으로 지도해야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커리큘럼의 틀을 잡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되는 ‘진아트미술교습소’의 수업은 기본적으로 ‘기본드로잉’, ‘회화드로잉’, ‘만들기’, ‘미술사 융합수업’, ‘쿠킹수업(현재는 코로나 19로 중지)’ 등 한눈에 봐도 다양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회화의 기본이 되는 드로잉도 배우지만 휴지를 묻혀 종이에 붙힌 뒤 그 위에 스포이드로 물감을 떨어뜨려 혼색의 개념을 배우기도 하고 에코 주머니 뒤에 물감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에코백을 들고 학원에 오기도 한다. ‘내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자신감에 가방을 메고 위풍당당하게 들어오는 아이들을 보면 귀여움에 미소만 나올 뿐이다.


수업의 주제도 아이들이 관심 가질만 한 것으로 선정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시리얼 박스 디자인을 그려 옆엔 클레이로 시리얼 표현하기, 부모님께 직접 디자인한 명절 선물세트 드리기 등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 올린다. 뿐만 아니라 쿠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그린 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미기, 고흐의 가화상을 보고 자신의 자화상 그리기 등 미술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화가의 일생도 들여다본다.


김 대표는 “미술교육을 통해 감수성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나타내는 법도 배운다”며 “초반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부끄러워 해 잘 보여주지 않으려 했던 친구들도 지속적인 칭찬과 관심을 통해 격려했더니 이제는 곧잘 보여준다”고 했다. 


‘진아트미술교습소’에서는 김 대표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이 미술 작품을 통해 어떻게 발산되는지 옆에서 지켜본 김 대표는 현재 미술심리쪽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기 위해서.


김 대표는 “개원을 고려했을 때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매주 수업을 진행할수록 수업연구를 많이 해야한다는 것을 더더욱 느낀다”며 “저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주신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리고 저를 잘 따라주는 아이들에게도 감사하다. 색다른 커리큘럼을 통해 더 나은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또 고민하겠다”고 했다.


‘진아트미술교습소’의 수업은 보통 1시에서 5시까지 각 수업마다 50분간 진행되며 유치부와 초등부 학생의 비율이 높다.


주소 옥천군 옥천읍 장야4길 24 1층 1호
전화번호 010-7654-1063
영업시간 평일 13:00 - 17:00 토요일,일요일,공휴일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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