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고 힘 나고 살 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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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고 힘 나고 살 맛나요”
  • 오현구기자
  • 승인 2021.04.1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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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 웃음 레크리에이션 반
어르신들이 웃음 레크리에이션 수업을 받고 있다.
어르신들이 웃음 레크리에이션 수업을 받고 있다.

 

옥천군 노인장애인 복지관에는 ‘웃다 보니 신나고, 신이 나니 힘도 나고, 힘이 나니 살맛 난다’는 어르신들이 있다.

20명의 어르신은 강사와 함께 음악에 맞춰 율동하는 ‘웃음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되기를 기다린다.

노년기 외로움을 해소하고 음악에 맞춘 손발 율동으로 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을 하는 웃음으로 건강해지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옥천군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40분에 시작해서 1시간씩 하는 수업이다.

참관하며 아래위로 고개를 흔들었더니 “기자님도 재밌으시죠”하고 묻는 어르신이 있을 정도로 참여하는 어르신의 만족도가 높다.

수업을 담당하는 황의옥 강사는 “5남매의 맏며느리로서 앞을 보지 못하는 시부모님을 모시며 힘들다고 생각될 때가 많았다”며 “마음을 비우고 웃는 길이 나 자신을 위한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 어르신들에게 ‘웃음 레크리에이션’을 지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황 강사는 가장 먼저 노래 반주기를 켜고 준비해 온 노래를 선택했다.

“온 동네 소문났던 천덕꾸러기, 막내아들 장가가던 날 앓든 이가 빠졌다며 덩실더덩실”

황 강사가 부르는 노래는 강진의 ‘막걸리 한잔’이다.

학생들도 “앗싸, 앗싸” 호응을 하며 양손을 번쩍 들어 좌우로 흔든다.

20여 분의 준비 운동이 끝나고 ‘웃음 레크리에이션’ 수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학생들이 손뼉과 함께 함성을 질렀다.

“너무 잘하면 강사 밥줄 끊어진대요”하는 황 강사의 구성진 목소리는 덤. 여기저기서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어 “박수 세 번, 짝짝짝, 박수 다섯 번, “짝짝짝짝짝”하며 손뼉을 치자 학생들도 따라서 손뼉을 치며 웃었다.

어르신들에게 “신나고 힘 나고 살맛 난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며 그때 느껴지는 묘한 감정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

음악에 맞춰 양팔을 번쩍 들어 흔들며 손뼉을 친다.

손의 율동을 통해 뇌를 자극하여 기억력을 높인다는 인지 활동 놀이다.

황 강사는 수업 전 어르신들이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를 철저히 준비한단다. 특히 “어르신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연구와 연습을 병행하며 1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기법을 도입해 왔다”고 했다.

이어 황 강사는 수업 시간 중간에 학생들을 위해 준비해온 노래를 한 곡씩 불러가며 진행한다고 했다.

이따금 노래 반주기 점수가 100점 나오기도 하는데 어르신들은 점수보다 율동에 더 관심이 있단다.

다음으로 율동에 맞춘 손뼉 소리와 함께 숫자놀이가 시작됐다.

강사가 숫자 5를 부르면 학생들은 두 배인 10을 말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놀이다.

학생들이 얼마나 열의가 있는지 틀린 숫자를 말하는 어르신은 보이지 않았다.

이때 손전화 소리가 울렸다. “어느 분이세요”하고 물을 줄 알았던 황 강사는 토라진 듯한 목소리로 “치 나도 전화 있는데”라고 해 학생들을 웃기는 감각을 발휘했다.

이어 황 강사는 자기소개 놀이를 시작한다며 “영차, 영차” 구호와 함께 율동에 맞춰 양팔을 굽혀 앞뒤로 흔든다.

학생들은 차례로 일어나 “영란이 나왔어” “순자 나왔어” 하며 이름 뒤에 ‘나왔어’를 넣고 말하기를 했다.

황 강사는 ‘웃음 레크리에이션’ 수업에도 체계가 있다고 했다.

제일 먼저 ‘다 함께 노래 부르기’ 등 스킨십을 활용한 도입게임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연다고 했다.

이어 시선 집중과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양한 게임 익히기’를 한단다.

이때 “몸 전체에 옥천, 대전처럼 지명을 정해놓고 음악에 맞춰 지명에 따라 살살 쳐주는 ‘여행 박수’는 필수”라며 “신나는 건강 박수는 여행 박수로 이뤄졌다”고 했다.

그 밖에도 “어르신들의 정서에 맞는 음률에 동작을 접목해 경직된 몸을 이완시켜 유연성을 준다는 레크리에이션 댄스가 있다”고 했다.

황 강사는 이어 “가사에 어울리는 동작을 넣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율동”과 “가요 리듬에 따라 정해진 동작으로 상·하체를 움직여 주는 힘 뇌체조” 등으로 이뤄져 있단다.

특히 황 강사는 “어르신들에게는 웃음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웃음은 긍정, 자신감, 인간관계, 삶의 희망 등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효과를 준다”며 “몸이 움직이는 웃음이 최고다”고 강조했다.

황 강사는 ‘웃음 레크리에이션’에 대해 “생활에 활력을 주는 놀이나 오락으로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여가를 즐기는 것으로 활동을 통하여 심신의 피로를 풀고 뇌 건강과 오장육부를 움직이는 웃음 운동법”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을 받으며 웃음을 터트리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설명처럼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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