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마음으로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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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마음으로 하는 것”
  • 오현구기자
  • 승인 2021.05.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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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옥천군지회 ‘천성수 회장’
천성수 B.B.S 옥천군지회장
천성수 B.B.S 옥천군지회장

 

옥천의 봉사 단체 중 ‘B.B.S 옥천군지회’가 있다. ‘Big Brothers & Sisters’의 첫 글자를 따서 ‘B.B.S’라고 명명한 ‘청소년을 위해 조언과 상담을 지원하는 옥천군의 유일한 단체’다.

B.B.S 옥천군지회를 이끌어 가는 천성수(53) 회장은 양복 차림이 아니다. 봉사하기에 알맞을 것 같은 복장인 웰론 조끼를 티셔츠 위에 입고 있었다. 일정이 적힌 수첩을 펼친다. 주말인데도 일정이 이어지고 있다.

천 회장은 회장이 되기 전부터 아이들에게 본이 될 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자 노력했다. 한 부모 가정 등 형편이 좋지 않은 청소년에 관한 관심도 많았다. 봉사활동의 시작점이었다.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다

당시의 천 회장은 단체 회장과는 거리가 멀던 때였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형편이 좋지 않은 청소년을 찾으려고 한 적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청소년을 돕는 단체는 어느 곳이 좋을까 하며 여기저기 봉사 단체를 알아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마중물봉사회’에서 고구마를 심거나 핫도그를 만들어 그 수익금으로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천 회장은 가입할 봉사 단체를 결정했다.

바로 ‘마중물봉사회’였다.

천 회장의 봉사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다.

마중물봉사회 박수민 회장은 열심히 하려는 천 회장의 모습을 보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천 회장은 마중물봉사회에서 주말에 하는 봉사활동마다 참여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몸에서는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는데 마음은 엄동설한(嚴冬雪寒)에 피어오르는 연탄불처럼 훈훈했다.

마중물봉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할수록 사정이 딱한 청소년이나 독거노인이 하나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천 회장은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돕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충북도립대 박영 교수의 도움에 힘입어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땄다.

천 회장은 작년에 한여름에 냉장고조차 없이 컨테이너에서 사는 어르신에게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다. 컨테이너 안에는 TV는 커녕 아무 세간살이도 없다. 건강도 좋아 보이지 않는 홀몸 어르신이다. 천 회장은 돌봄과 말벗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봉사활동 중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도 유달리 기억에 남았다. 아이는 아직 보호를 받아야 하는 나이인 9살. 아버지는 생계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새벽마다 일을 나간다. 엄마가 없으니 아이는 홀로 방치되는 것이다.

여자아이여서 초인종을 누르고 직접 들어가서 돌보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주변 부녀회장이라든지 어르신들에게 부탁해서 아이의 아침밥을 챙기고 등교를 시킬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 돼서 난감하면서도 미안했다.

천 회장은 “육체적인 봉사를 할 때는 땀이 나도 힘들지 않았다”며 “봉사활동을 하다가 지속해서 돌보기를 해야 하는 분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 때 제일 속상하다”고 했다.

천 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B.B.S 옥천군지회’에서는 학교가 끝난 후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청소년수련관 2층에서 ‘방과 후 아카데미’라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위탁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적었다. 천 회장은 이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명함을 배부하면서 홍보를 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알려지지 않아서 협조가 되지 않을 때 안타까웠다고 한다.

오늘이 행복해야 내일이 행복하다

천 회장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화목은 오늘부터 시작”이라며 “오늘이 행복해야 내일이 행복하고 그러면 가족 전체가 행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타지에 나가 있는 아이들이 아빠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B.B.S 봉사활동을 하며 바뀐 삶에 대해서는 “내 삶에서 봉사활동을 넓혀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된 곳이 B.B.S였다. B.B.S 봉사를 하며 내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대화할 수 있는 아빠 상이 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모두가 다 잘하고 있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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