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안에서 즐거운 부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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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안에서 즐거운 부부 대표
  • 오현구기자
  • 승인 2021.05.13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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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믿음농장’
김윤종·이미령 대표 부부가 나란히 상추를 따고 있다.
김윤종·이미령 대표 부부가 나란히 상추를 따고 있다.

 

김윤종(66)·이미령(65) 대표 부부는 옥천군 군북면 증약리에서 친환경 쌈 채소 시설재배 농장인 ‘믿음농장’을 운영한다.

남편인 김 대표는 비닐하우스 안을 가득 메운 상추를 딴다. 달팽이가 갉아먹은 잎은 버린다. 잎에 붙은 애벌레는 보이는 족족 손으로 잡아낸다. 이렇게 딴 상추가 가득 담긴 상자를 작업장으로 가져다 놓는다.

아내인 이 대표는 남편이 가져다 놓은 상자에서 상추를 일정량 잡고는 투명 비닐봉지 안으로 가지런히 옮겨 담는다. 때때로 작은 저울로 무게도 단다. 상추가 담긴 투명 비닐봉지는 다시 골판지 상자에 옮겨 담는다. 로컬푸드로 출하를 하기 때문이다.

농장 생활이 직장 생활보다 편하고 좋다는 김 대표 부부.

옥천으로 귀농하기 전에는 부부가 나란히 신탄진에 있는 담배인삼공사에 다녔다.

권고 퇴직 후 귀농의 재미를 알게 된 부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그 이후 전국적으로 명예퇴직 바람이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당시 이 대표는 “부부 사원이 1순위였어요. 마침 제 남편과 저는 부부 사원이었고요. 회사에서는 희망퇴직을 권고했죠. 그래서 제가 먼저 퇴직했어요”라고 했다.

퇴직을 한 이 대표는 대전에서 오가기 좋은 군북면 증약리 농지를 샀다. 지금의 희망농장이 있는 농지다. 처음에는 자비로 지은 비닐하우스 1동으로 시작했다.

“친구들 셋이 대전에서 소일거리 삼아 오가면서 재미로 상추를 재배했어요. 내다 팔아 소득이 생기면 셋이서 나눴죠. 월급쟁이들은 날마다 소득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저는 상추를 재배하니까 날마다 소득이 생겨요.”

농사의 재미를 느낀 이 대표는 결국 남편인 김 대표에게도 “사표 내고 같이 하자”는 권유를 했고 이를 받아들인 김 대표가 이듬해인 2002년 귀농하면서 본격적으로 농장이 시작됐다.

이 대표가 처음 귀농했을 당시, 판로가 없어 역전시장에서 상추를 팔았다. 그 후 판로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상추를 오정동 농수산시장으로 갖고 갔다. 이어 유기농 식당으로도 납품을 시켰다. 지금도 식당으로 납품이 되고 있지만 “나이를 먹어 힘들다”며 “식당은 몇 집주고 주로 로컬푸드 쪽으로 출하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여러 가지 품종을 해야 소득이 되지 한 품종만 해서는 소득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2002년 남편인 김 대표도 귀농하면서 비닐하우스를 더 짓게 됐다. 하지만 군에서는 자금 지원을 해 주지 않았다. 결국, 자비로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이 당시는 겨울이 목전에 다가온 시기였는데 “놀고 있기가 찜찜해서 노지에다 작물을 심었는데 아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겨울이 돼 가는데 왜 바깥에다 심냐”고 했다. 김 대표에게는 이 시기가 힘든 시기였다.

친환경 유기농은 쉽지 않다

은행잎을 삶은 물에 부엽토, 유황 등을 타서 만든 약제와 직접 만든 물거름을 뿌리지만 벌레가 끼면 참 난감하다. 작년에는 총채벌레로 인해 상추 농사를 포기했을 정도였다. 고추 모를 사다 심었는데 거기 숨어있던 총채벌레가 번진 것이다.

다른 귀농인과는 달리 김 대표 부부는 동네 사람들의 텃세를 느끼지 않았다. 귀농한 곳이 김 대표의 고향이었기 때문이다. 타지에서 오래 살다가 귀농했지만 이를 잊지 않는 옥천 주민들 정이 많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오른손 식지(食指)와 중지(中指) 관절 네 개가 굵어져 있다. 쌈 채소를 따고 벌레를 잡고 달팽이나 벌레가 파먹은 잎은 따서 버리고 하는 과정에서 생긴 손가락 관절염이다. 병원 약은 먹지만 의사의 지시는 따르지 못한다. “일하지 말고 쉬셔야 한다”고 해서다.

이 대표도 “유기농은 힘들다며 사실 로컬푸드로 납품되는 양보다 벌레 등으로 해서 버리는 양이 더 많다”고 했다. 유기농을 위한 친환경 약제도 있지만, 벌레를 없애기 위해서 뿌리는 것은 아니다. “미리미리 예방해야 한다”며 “친환경 약제는 벌레를 없애지는 못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친환경 유기농에 보람을 느낀다. “가슴막염을 앓았던 적이 있어 처음에는 몸이 안 좋았었다”며 “친환경을 하다 보니 농약을 안 해서 그런지 건강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어 귀농 후배들에게는 “맨 처음에 그럴듯하게 시작을 하는데요. 꾸준히 노력해야 돼요” 조언했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려고 하죠”

특히, 귀농 후 “구속받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좋다”며 “교회를 다니는데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려고 하죠.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더니 신체 나이가 50대로 10년이나 젊다고 나왔어요”라고 항상 웃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한편, 군에서 해줬으면 하는 지원으로는 “친환경을 많이 권장한다고 하면서도 보조가 별로 없어요”라며 “친환경 약제나 친환경 퇴비 같은 건 지원을 많이 해줬거든요. 그런데 해가 갈수록 줄어들어요. 전처럼 지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신선한 저희 농산물을 아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며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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