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토닥여 주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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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토닥여 주는 카페”
  • 오현구기자
  • 승인 2021.05.20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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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토닥 EP2’
유리 주전자를 기울여 커피를 내리는 권현우 대표
유리 주전자를 기울여 커피를 내리는 권현우 대표

 

커피 전문점 ‘토닥 ep2’권현우(34) 대표는 개업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새내기 대표다. 권 대표는 손으로 직접 만든 볶은 커피 원두 가루를 ‘U자 형태’로 생긴 드리퍼에 삽입돼 있는 커피 필터 위에 쏟는다. 그리고는 유리 주전자를 기울여 뜨거운 물을 붓는다. 새내기 대표답지 않은 차분한 손길이다. 이렇게 커피 필터로 거르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손님들에게 낼 수 있는 구수한 원두커피가 재탄생된다.

본래 마음을 드러내고 싶어

옥천군 안내면이 고향인 권 대표는 커피 전문점 창업 전 건설회사에 다녔다. 그 회사는 두 달에서 석 달 간격으로 전국 어디로든 발령이 났다. 이러다가 결혼도 제대로 못하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직급의 상하 관계 속에 자신을 억눌렀다. 이런 생활이 이어지다 보니 자신을 숨기고 사는 것 같다는 고민을 자주할 수 밖에 없었다.

권 대표는 “잘되든 안되든 본래의 마음을 드러내며 살고 싶다”며 창업을 결심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다면 경쟁업체가 더 많아져 자리 잡기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권 대표는 걱정을 털어버리기로 했다.

권 대표는 이제 막 신혼인 데다 나이도 30대 중반이어서 재정적 여유가 그리 많다. 원래 이 정도 가게를 개업하려면 8천만 원~ 1억 2천만 원 정도가 드는데 창업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친구와 동업을 했다. 덕분에 생각보다 많이 들지는 않았다.

그는 회사에 다닐 때 시키는 일을 수동적으로 했었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을 차린 이후 활력소를 찾았다. 책임감이 느껴져 어깨도 무겁고 몸도 힘들지만 능동적으로 뭔가를 배우고 있고 목표를 이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권 대표가 창업한 커피 전문점에서는 현재 ‘딸기 주스’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의 부모님이 밭에서 직접 가꾼 딸기를 아침마다 따서 가져오는데 재료가 재료인 만큼 신선함과 새콤함이 일품인 주스이기 때문이다.

커피 전문점을 하다 보면 엉뚱한 트집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명 ‘블랙 컨슈머 (Black Consumer)’도 나타난다. 권 대표는 이런 경우가 생기더라도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일단은 죄송하다고 한 후 상황을 설명하며 진정을 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며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기가 싫다”고 했다.

편안하고 위로가 되는 카페

그는 커피 전문점 ‘토닥 ep2’를 “시골 자취방 같은 분위기에서 손님들이 편안함을 즐길 수도 있고 손님이 적을 때는 말벗도 되는 따스한 느낌으로 다른 경쟁점과의 차별화를 하겠다”고 했다.

손님들이 “맛있게 마셨다”는 말과 함께 만족스러운 얼굴로 나갈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는 권 대표. “독거노인이 오신다면 손자처럼 말 한마디 걸어드리고 맛 좀 보시라고 과자를 드리는 등으로 관심을 쏟겠다”고 했다.

권 대표는 낮 동안 혼자 카페를 운영한다. 하지만 오후 6시부터는 친구가 이어 카페를 맡는다. 그의 친구는 옥천군 안내면에서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만 카페를 운영하므로 오후 6시가 되면 권 대표의 카페를 봐줄 수 있어서다. 이때 친구의 만삭인 아내도 함께 카페를 봐준다.

그는 “군에서 선정하는 가게가 되면 방과 후 갈 곳 없는 청소년을 돕고 싶다”며 “고향인 안내면에서 학교 다닐 적 방과 후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는 경험을 말했다.

특히, “앞으로 계속 3호점, 4호점 이렇게 10호점까지 내는 게 목표”라며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하다 보면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권 대표는 “‘토닥 ep2’라는 가게 이름에는 위로도 해주고 편안하게 드시다 가라는 의미가 담긴 ‘토닥’과 자신만의 경영 이미지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로 붙인 ep(에피소드)를 합쳤다”고 설명했다.

카페에 대해서는 “옥천 청소년들은 도시 지역보다 카톡 등 SNS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공용장소가 적어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며 “‘토닥 ep2’는 청소년들이 SNS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인테리어가 갖춰진 넓적한 카페”라고 했다.

권 대표는 끝으로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결혼하자마자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는 상황이 더없이 불안할 텐데도 믿어줘서 무척 고맙다”고 했다.

주소:옥천군 옥천읍 관성로 2길 4-28 1층
전화번호:010-4044-0909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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