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화합된 분위기에서 서로 이해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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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화합된 분위기에서 서로 이해를 합니다”
  • 오현구기자
  • 승인 2021.05.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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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감로리 김기태 이장
김기태 이장은 마을의 새로운 소득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기태 이장은 마을의 새로운 소득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옥천군 군북면 감로리(甘露里, 이장 김기태, 73)는 북으로 비야리, 남으로 증약리와 접하고 있는 고리산(환산) 자락의 마을이다.

또한, 마을 앞산은 옥천과 대전의 경계가 되는 산이다. 사실상 옥천에서 제일 변두리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김기태 이장에 따르면 “마을에 가뭄이 심하게 들었는데 환산 중턱에 있는 절터에서 이슬이 내려오더니 단비가 내렸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며 “이 때문에 ‘달 감(甘)’ ‘이슬 로(露)’를 써서 ‘감로리’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고 했다.

감로리는 102가구에 242명의 주민이 살아가는 평온한 농촌 마을이다. 산자락이어서 그런지 물과 공기가 맑아 상추, 시금치, 아욱, 춘채 등 채소 농사를 주로 짓는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마을에서는 처음에 참외를 재배했다가 다시 배를 재배했는데 소득의 안정성 문제로 한 농가를 제외하고 모두가 채소 재배로 선회했다. 마을에서 재배된 채소는 대전광역시 오정동 농수산시장으로 판매해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마을의 화합을 위해 맡은 이장

김 이장은 이장을 맡기 전 옥천농협에서 35년을 근무하다 퇴임했다. 이 때문에 이장을 맡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5년 전 주민 간 갈등이 생겼다. 이장을 맡으려는 주민 간 패가 갈린 것.

일이 이렇게 되자 마을의 화합을 위해 김 이장이 나섰다. 그러자 패가 나뉜 양쪽도 “김 이장이 나서면 양보하겠다”며 의견이 일치됐다. 그렇게 해서 1년만 할 생각으로 이장을 맡았는데 주민들의 “한 번만 더” 의견이 거듭 이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장이 된 후 우선 마을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잡초만 잔뜩 있었던 마을 진입로를 정비했다. 그 후 왕벚나무를 심고 화단을 만들어 꽃길을 만들었다.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인건비는 들지 않았다. 이어서 군에서 나오는 바우처 카드 문제 해결에 나섰다.

김 이장은 바우처 카드 사용 방법을 알지 못하는 노인들을 시장에 직접 데리고 갔다. 그리고 바우처 카드로 장을 보게 했다. 장을 다 보면 다시 태워 오는 방식으로 사용 방법을 알게 했다.
이장을 맡은 후로 “마을에 예전보다 갈등이 없어졌다”며 “내것 네것 하지 않는 화합된 분위기에서 서로 이해를 해준다”고 마을 자랑을 했다. 이에 덧붙여 “마을에서 풍물단 운영도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활동을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제가 할 의무입니다”

마을을 위해 지원이 필요한 사업으로는 “마을 진입로가 둘 있는데 마을회관으로 오는 윗길만 포장이 됐다”며 “마을회관으로 오는 아랫길도 포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을에서는 재작년에 ‘행복마을사업’을 했다. 3천만 원을 지원받아 환경정비를 하는 중 작년에 수해를 입어 지금도 둑 쌓는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그 후 마을의 새로운 소득사업으로 농산물 보관 창고와 떡, 고추, 기름 방앗간을 만들 계획이다. 김 이장은 “거기까지가 제가 할 의무입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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