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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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80)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6.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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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통일신라 헌강왕이 경주로 순행 중 잡신 쫓는 ‘처용’을 만나서 데리고 갔다. 잡신을 몰아내는 것은 왕의 치세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처용을 붙잡기 위해 19세 ‘꽃매담’이라는 아가씨를 아내로 선물했다. 매화를 닮아 ‘꽃매담’이라 부른다.

어느 날 처용이 굿을 하러 멀리 지방으로 간 날 능구렁이 한 마리가 꽃매담 방에 몰래 숨어들었다. 인간과 하룻밤을 지내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망상 때문이다. 외로움에 지쳐 달만 보던 꽃매담은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 이때 처용이 문을 열고 들어와 그 장면을 목격하고서 동해 푸른 물결 바위 아래 빠져 죽었고 꽃매담은 이를 애통해 하며 자신의 집 담장에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다. 그녀가 죽은 지 10년 후 무덤에서 풀이 자라더니 수백 송이 꽃이 만개했는데 이는 꽃매담이 야생화 ‘꽃다지’로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무관심’이 꽃말이다. 꽃다지는 2년생 초본으로 키는 20cm 정도 자라고 꽃은 원줄기나 가지 끝에 빨간색 꽃송이가 어긋나게 달리는데 아름답다.

튤립나무꽃

옛날 덕과 용모를 두루 갖춘 왕자가 아버지인 왕을 대신해 전쟁터에 나가게 됐는데 왕자는 부모 몰래 사랑하는 공주의 나라와 전쟁을 하게 됐다. 왕자는 장렬하게 싸우다가 숨을 거뒀다. 죽어가면서 부하에게 “나의 금관을 공주에게 전해다오”라고 했다.

나중에 금관이 공주에게 전해졌고 금관을 받은 공주는 평생 왕자를 사모하다가 죽게 되자 금관을 함께 묻어 달라고 해 함께 묻었다.

나중에 그 무덤에서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나 꽃을 피우지 않고 있다가 공주가 처음 왕자를 만났던 나이인 18세가 되던 해에 꽃을 피웠는데 금관을 닮은 노란색으로 피어났다. 가지 끝에 약 6cm 크기의 꽃이 한 개씩 달리고 꽃받침조각 3개, 6개의 꽃잎 밑동에는 주황색 무늬가 있어 꼭 튤립 같은 꽃 모양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는다. ‘사랑의 고백’이 꽃말이다.

안개꽃

옛날 어느 마을에 ‘제니’라는 처녀가 이웃에 사는 해군 장교를 사랑했다. 해군 장교가 전쟁터로 나간 사이 그녀는 마을 부잣집 아들의 청혼을 거절했다. 전쟁터로 나간 장교는 부상당한 상태로 어느 바닷가에 닿았다. 이를 안 부잣집 아들이 바닷가로 찾아가 장교를 죽이려 하자 그곳에 같이 간 제니가 신에게 기도한 덕분에 안개가 그곳을 뒤덮어 앞이 보이지 않으므로 부잣집 아들은 자신의 칼에 찔려 죽고 말았다. 병사들은 앞이 보이지 않아 장교와 제니를 찾아내지 못하고 이곳을 떠났다.

쓰러져 있던 장교와 제니가 일어났을 때는 잔잔한 꽃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때부터 이 꽃을 안개꽃이라고 불렀다. 꽃말은 색깔별로 다른데 흰색은 ‘간절한 기쁨’ 자색은 ‘깨끗한 마음’ 적색은 ‘기쁨의 순간’ 등 각각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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