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맛에 대한 자부심
상태바
정직한 맛에 대한 자부심
  • 강형일기자
  • 승인 2021.06.10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이네 해장국 사골곰탕’
김 대표가 ‘밥맛 좋은 집’ 현판을 가리키고 있다.
김 대표가 ‘밥맛 좋은 집’ 현판을 가리키고 있다.

충청북도 지정 ‘밥맛 좋은 집’(2020)

옥천 시외버스 공용 정류소 바로 앞에 있는 ‘연이네 해장국 사골곰탕’집은 해장국과 사골곰탕, 국밥과 전골을 메뉴로 하는 음식점이다. 2019년 6월 5일에 개업했으니 이제 영업 2주년을 갓 넘긴 곳이지만 푹 고은 사골을 기본으로 하는 국물의 깊은 맛과 맛있는 밥, 정성이 담긴 밑반찬으로 현 시국에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맛집이다. 여섯 시간 이상 센 불로 우려낸 사골 국물, 매일 버무려 내놓는 싱싱한 겉절이, 특히 넓고 크게 담근 석박지의 식감이 어울려 음식의 풍미와 깊이를 더한다.

2020년에는  충청북도 지정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명주 대표(46)는 부여의 깊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부터 세 살 터울의 누님과 대전에서 생활했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읍내에서 처음으로 짜장면을 먹어본 기억이 있을 정도로 외진 고향이었으나 인근에 있는 무연탄 탄광에서 광부 생활을 하신 할아버지의 밥상에는 일 년 내내 진폐증에 좋다는 고깃국이 끊이지 않았다. 여름에는 감자, 겨울에는 잘 말린 우거지가 번갈아 들어가는 고깃국을 음식 솜씨 좋으신 할머니와 어머니, 두 분이 이어 만들어 내셨고 그런 모습을 보며 자란 김 대표의 입맛과 뇌리에는 자연스레 국물을 끓여내는 정성과 미각이 자리 잡았다. 고기의 맛 또한 고기를 삶는 요령에 따라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그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는 듯하지만 영업상의 비밀이니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6월부터 8월말까지는 민통선 내의 청정 지역인 파주 장단콩(장단지역에서 생산되는 백태)을 써서 진하고 구수한 콩국수를 내놓는다. 다만 올해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꼼꼼하게 고른 국산 콩을 사용하게 되었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다시 장단콩을 사용할 예정이다. 콩의 구입과 삶는 과정이 전부가 아니다. 생콩, 불려서, 삶고 나서 세 번을 다시 골라낸다. 그러니까 구입 당시의 양에서 약 15%의 손실을 기꺼이 감수하더라도 제대로 만든 콩국수를 제공하려는 생각이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만들겠다”

젊은 시절 충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선택한 직업은 법인 보험 영업이었다. 한때 본인이 설립, 2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사업을 하기도 했지만 예상하지 않은 여러 상황으로 인해 금전적으로 큰 손실을 입고 심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가난이 대문으로 들어오면 행복이 창문으로 달아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여러 얘기가 있었지만 그 세월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운 김 대표의 심정이 엿보여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어려운 때 진정한 친구의 참모습이 드러나는 것, 막역한 친구 두 사람의 지극한 위로와 도움으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져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정말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세월을 통해 내가 자신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자. 내 입을 만족시키는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는 음식점을 해보자”

“내 마음에 드는 음식, 스스로 돌아보아 부끄럽지 않은 좋은 재료와 정성이 담긴 음식을 제공하다보면 찾아 주시는 손님들도 그러한 진심을 알게 되지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젊은 시절부터 자주 드나들며 좋아했던 이 곳, 옥천에 터를 잡았다는 김 대표.

정지용 시인의 ‘향수’, 시와 더불어 노래를 들으면 고향이 떠오르며 때로는 눈시울이 붉혀진다는 그, 푸근한 인심과 선한 인상의 사람들이 있는 옥천의 정서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품질의 맛있는 음식으로 찾아 주시는 손님들을 감동시키고 싶다며 젊은 시절부터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던 철학적 사유가 담긴 말로써 다짐을 전한다.

“臨財無苟得 臨難無苟免(임재무구득 임난무구면-재물을 대하면 구차하게 손에 넣으려 해서는 안 되며 어려움을 대하면 구차하게 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재물이 눈앞에 있더라도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손에 넣으려 해서는 안 되며,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벗어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고향의 정서를 닮은 이 곳 옥천에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 대표의 열정과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주소:옥천군 옥천읍 삼양로 25
전화번호:043–731–1180
영업시간:오전 8시 30분~오후 8시 30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