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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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82)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6.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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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동자

꽃의 모양이 수레를 닮아서 지어진 이름이다. 멕시코 원산의 원예종으로 키 높이 50~70cm, 줄기 끝에 하나씩 피는 꽃은 5황색이 섞인 붉은색으로 피는데 탐스럽다. ‘기다림’이 꽃말이다.

팬지

팬지는 프랑스어의 팡세(생각하다)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특히 미혼녀에게 사랑받는 꽃이기도 하다. ‘팡세 아모아!’ 이 말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라는 뜻으로 쓰여 왔으며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서도 사랑에 정신이 나간 ‘오필리아’가 팬지꽃을 손에 들고서 그 꽃의 비유를 말하였고, ‘시엣’은 ‘하프스욋’이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동화적이면서도 인간의 깊은 심연을 그려 낸 화가 앙리 루소는 어느 부인에게 띄운 편지 속에 팬지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그대에게 나의 모든 팬지를 바친다.’라고 썼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사랑의 신 쥬피드가 한 시녀를 연모하여 그녀의 가슴에 화살을 쏘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녀의 가슴을 빗나가 곁에 피어 있던 오랑캐꽃에 날아가 꽂혔다. 그때의 상처에서 세 가지 색의 오랑캐꽃이 생겨났다고 한다. 또한, 봄날 들판에 내려온 천사들이 무리 지어 피어 있는 오랑캐꽃을 발견하고 지상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 했다. ‘나의 모습을 네게 선물 하마, 사람들에게 천상의 정숙함과 청순한 사랑을 전하라, 너의 장래가 영광으로 채워지고 이 꽃을 보는 사람에게는 행복이 같이 하도록!’ 천사들은 이렇게 속삭이며 그 꽃에 세 번 입 맞추어 천사의 모습과 같은 세 가지 색을 안겨 주었다. 봄날의 기쁨을 알리는 사자(使者)로서 세상 끝까지 우아하게 꽃피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독일에서는 이 꽃이 여러 색깔의 꽃잎을 갖고 있는데 대한 이야기도 있다.
맨 앞의 큰 잎은 계모, 그 위의 두 장의 꽃잎은 데려온 자식이며 맨 위의 두 장은 전처의 딸로서 한집안에 모두 살았다. 그런데 계모의 자식들은 호화롭고 남부러움 없이 생활했던 반면에 전처의 딸은 매우 구박받고 비참한 생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불쌍히 여긴 신이 전처의 딸을 도와주었다는 흐뭇한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다양한 색깔로 개량된 팬지의 꽃말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 사색, 쾌활한 마음’ 등이다.

모과꽃

옛날 어떤 사람이 미끈한 갈색 수피나무를 보고 예쁘다고 생각하여 집 마당에 옮겨 심었다. 그리고 어떤 열매가 맺힐지 기대를 하였는데 가을에 열린 못생긴 열매를 보고 기절할 듯 놀라 홧김에 베어 내려 했다. 그러자 열매에서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옳다구나 싶어 한 입 깨물어 봤는데 모과 특유의 떫은맛에 놀랐다는 전설 때문인지 모과나무 열매에는 모양, 향기, 맛에 세 번을 놀라게 하였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열매가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로 못생김의 대명사 ‘괴짜’가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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