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 앞들, 만개한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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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 앞들, 만개한 연꽃
  • 강형일기자
  • 승인 2021.07.0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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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전통문화체험관
가슴까지 시원한 백련
가슴까지 시원한 백련

연(蓮)은 맑고 탁함을 가리지 않는다. 물의 적고 많음을 따지지 않으며 무심한 세상을 탓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세속에 흔들리지 않는 고고함의 상징으로 여겨져 많이 심어졌으며 여러 시인 묵객들의 단골 소재로 쓰였다.

이맘때, 바야흐로 연꽃과 수련이 지천인 곳이 가까이에 있다.

육영수 여사 생가 바로 앞이며 옥천군 전통문화체험관 옆에 있는 ‘경관작물조성지’, 교동 앞들이 그곳이다. 방문객 유치와 옥천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약 22,901㎡의 부지에 가람백련, 서호홍련 등 8종 3,570본의 연꽃과 1,700본의 수련을 심었으며 5월 말부터 조금씩 피기 시작해 이제 곧 만개를 앞두고 있다. 달콤한 연꽃 향기가 지금부터 은은하게 번지고 있다.

여러해살이 부엽식물인 연꽃은 6월에서 8월까지 꽃이 피는 식물로 남부 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인도, 베트남, 몽골의 국화다. 잎은 지혈제, 민간요법으로 오줌싸개 치료에 이용하며 땅속줄기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높은 함량으로 각종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연근을 이용한 요리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지만 뿌리줄기와 그 열매 또한 부인병에 약용으로 쓰인다.

옥천 전통문화체험관 개관 1주년

옥천군에서 많은 정성을 쏟은 ‘전통문화체험관’은 그간의 어려움을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개관 1주년 맞이 여러 특별 행사(7월 2일~7월 4일)가 조심스레 펼쳐지며 특색있는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전통 장날을 재현한 프리마켓’이 사흘 내내 열려서 전통적인 공예품과 소품을 판매하며 옥천관 회랑에서는 ‘야외 무료전통문화체험’ 행사로 민화 컬러링, 마패 만들기, 탁본 등의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야외 잔디마당에서는 금‧토 이틀 동안 음악과 무용, 힙합 댄스팀과 퓨전국악 밴드의 공연이 펼쳐지며 특히 7월 3일 저녁 8시부터는 ‘옥천, 한옥을 입다’라는 한복 패션쇼가 열린다.

제1전시실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작품전’이 7월 2일부터 8월 29일까지 전시되어 무형문화재에 대한 군민들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말로 된 한옥 숙박체험실 방 이름(가람‧아라‧새녘‧다솜‧윤슬)이 참 곱다. 네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방 10실과 그 두 배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방 3실이 주말 밤이면 객(客)들의 숨소리로 가득하다.

저렴한 이용료도 손님을 맞이하기에 이점으로 작용한다. 주말 4인실 7만 원, 8인실 14만 원이 최고 이용료다. 평일에는 4인실 5만 원, 8인실 9만 원으로 부담이 훨씬 덜하다. 군민이 예약하면 30% 할인을 받는다.

내 마음의 고향

구읍의 길은 좁다. 하지만 약간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소로(小路)다. 왜냐면 뛰어난 시인이 어린 시절 뛰어놀고 사색에 잠겨 거닐면서 감성을 키운 곳이기 때문이다. 까만 밤하늘의 성근 별과 들바람 소리가 말 달리던 ‘옛길’의 정취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허름해서 오히려 정겨운 마음이 일고 꾸미지 않아서 남아있는 구수한 정취가 드문드문 묻어날 것이다. 채 사라지지 않은 옛이야기도 몇 소절 지즐댈 것이다.

살얼음 동동 뜬 동치미 한 사발 곁들인 도토리 묵사발 한 그릇, 산해진미 부럽지 않은 푸짐한 보리밥, 전통의 생선국수, 오묘한 식감의 호박찌개 등 바야흐로 ‘구읍’은 사시사철 발 벗은 어린 아내처럼 맛난 밥상 차려내느라 분주하다.

그뿐인가, 커피의 질과 맛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의 바리스타, 유서 깊은 한옥에서의 고아한 차 한 모금과 망중한의 한때를 누릴 수도 있다. 길 하나 건너면 초현대식 건물의 화랑 겸 풍치 좋은 쉼터도 있다.

초여름이다. 여름 더운거야 어제오늘의 일인가. 그러나 열린 들녘에서 간혹 비인 밭의 바람 소리 주마(走馬)처럼 내닫아 땀을 씻을 테니 시원한 밀짚모자 하나 또는 합죽선 하나 챙겨 길을 나서자.

모시 적삼 날쌘 제비인 듯 차려입은 동행에겐 고운 꽃양산이 제격이겠다. 혹시 아는가?
철없던 날, 함부로 쏜 화살 하나 어느 길목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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