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통재’요 ‘오호애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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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통재’요 ‘오호애재’라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1.07.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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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급식 대군민 토론회’를 마치고)

‘옥천향수신문’이 지난 달 17일 옥천읍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옥천군 공공급식(쌀),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날 토론회 관련 보도를 접한 지역민들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내 왔다.

“진작에 이런 토론회를 개최했어야 했는데 늦은 감이 있어 조금 아쉽다”라는 반응에서부터 “지역신문의 역할이라는게 바로 이러한 아젠다(agenda)를 발굴해서 보도하는게 진정한 지역언론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들(옥천살림)도 나름 공공급식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보는데 단순히 쌀만 가지고 토론을 했다는게 아쉽다” “옥천살림을 지나치게 몰아 부치는건 아니냐”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자리를 빌어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 토론회는 특정단체나 특정인을 폄훼하거나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단지, 5만 옥천군민을 상대로 공공급식을 납품하는 단체가 ‘옥천살림’이라는 단 하나 밖에 없다 보니 자연 ‘옥천살림’에 포커스를 맞출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옥천살림’의 운영 행태가 보통의 상식을 지닌 사람의 수준에서 생각할 때도 수긍할 정도였다면 뭐하러 귀한 시간 빼앗아 가면서 토론회를 열었겠는가.

불특정 다수의 군민들이 ‘옥천살림’의 운영행태가 분명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기에 ‘과연 어느 정도이길래 그러는가’ 하는 궁금증과 당사자들의 말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에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지역민들의 지적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토론회를 시작하자마자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쌀 납품 가격 부분에 있어서 ‘옥천살림’ 당사자의 답변은 궁색하기 그지없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회피해 보려는 행동 외에는 그 어떤 진실성이나 순수성도 찾아볼 수 없었다.
5만 군민이 살아가는 옥천이라는 소도시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잔머리나 굴리고 먹물깨나 먹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현란한 말솜씨를 바탕으로 잘 알아 듣지도 못하는 용어를 써가며 어떻게든 불특정 다수의 지역민들을 자신들의 손아귀에 집어 넣으려는, 그래서 자신들이 계획하고 있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매우 이기적이고 얄팍한 술수에 심취해 있다. 게다가 자신들의 말을 못 알아 듣기라도 하는 순간이면 ‘무식하다’고 몰아 부친다.(사실은 무식함을 모르는 그들이 더 무식한데도 말이다)

그래서 그들을 싫어한다. 그들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들에게서는 ‘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도심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말라 비틀어진 콘크리트 냄새와 ‘비정’함만이 느껴질 뿐이다. 더욱이 순수하기 그지없는 농민들은 그들의 치밀한 계획을 따라 잡을래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그들은 그러한 것에 전문가다. 어떻게 전문가들의 술수를 아마추어들이 따라 잡겠는가.

지금 ‘옥천살림’의 모습이 그런 모습이다. 그래서 우울하다. “자주·자립·자치의 협동조합 활동으로 구성원의 복리증진을 꾀하고 사회적 약자계층의 고용을 통해 기본생활권 보장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지역농식품 체계 구축으로 순환과 공생의 공동체 회복”(정관 제2조)을 조합 설립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옥천살림협동조합’. 언제쯤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진정으로 그들과 동화되는 날이 올까. 아니, 그런 날이 오기는 올 수 있을까. 오호통재(嗚呼痛哉)요 오호애재(嗚呼哀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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