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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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85)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7.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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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

영국의 고고학자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구하던 중 한 미라를 발견했다. 이 미라의 손에는 꽃 한 송이가 들려 있었는데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 그 꽃은 산산이 조각나고 말았다. 그 꽃을 다시 볼 수는 없었지만 떨어진 몇 알의 씨앗을 심었더니 싹이 나고 자라서 꽃이 피었다. 이 꽃을 재배한 스웨덴 식물학자 다알(A. Dahl)의 이름을 따 ‘달리아’라는 이름을 붙였다.

달리아는 나폴레옹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나폴레옹의 황후 조제핀은 달리아 품종을 개량한 알뿌리 290포기를 정원에 심었다. 이 꽃이 만개하면 무도회를 열기 위해서였다. 아름다운 꽃을 도둑맞을까 봐 매일 정원에 나와 개수를 세어 보며 정원사를 들여 지키게 했다. 무도회에 참석한 어느 귀부인이 조제핀에게 나누어 달라고 이야기했으나 거절당하자 정원사를 매수해 달리아를 빼돌려 자신의 정원에 심었다. 이 꽃이 활짝 피었을 때, 귀부인이 파티를 열어 달리아 꽃 자랑을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제핀은 귀부인을 멀리 귀향 보내고 정원사 집안을 몰락시켜 버렸다. 정원사는 조제핀에게 말했다. “아름다운 꽃이라 해도 정원이나 뜰에 갇혀 핀다면 행복한 꽃이 아니며 세상 구경하는 달리아야말로 진정 행복한 꽃이다.” 그 말을 듣고 조제핀은 달리아 꽃에서 흥미를 잃었다. 정원사의 말에 공감했기 때문이고 달리아가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 꽃인지 알 수 있는 일화다. 꽃말은 ‘정열‧불안정’이다.

왁스플라워

왁스플라워의 다른 이름은 ‘솔매화’이다. 잎은 솔잎을 닮고 꽃은 매화꽃을 닮았다 해서 솔매화라 부른다. 오스트레일리아 서부지역 원산으로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를 많이 치며 높이 4m까지 자란다. 잎은 바늘 모양으로 가늘고 길며 광택이 있다. 길이는 40cm 정도이며 잎을 으깨면 좋은 풀잎향기가 난다. 꽃은 6~11월에 왕관 모양으로 분홍색 자주색 흰색 변이색 등으로 피며 꽃잎은 둥그렇고 5개이며 2cm 정도 크기이다. 꽃이 피면 오래가기에 꽂이꽃용으로 사용한다. 꽃말은 ‘변덕쟁이, 변덕’이다.

보리수

보리수는 석가의 깨달음 나무로 알려져 있다. 어느 날 제우스가 인간으로 변장해 여행을 하다가 한 마을에 들렀으나, 인심이 사나워 잠자리를 제공하는 이가 없었다. 다행히 ‘바우키스’라는 신앙심이 두터운 노파와 남편 피레몬 부부가 제우스 일행을 맞아 극진히 대접했다. 괘씸히 여긴 제우스가 벌을 내리되 노부부만은 보호해 주기로 했다. 제우스를 따라 산을 오르다가 뒤돌아보니 마을은 온통 물에 잠겼으나 노부부가 살던 오두막집은 신전으로 변했다.

소원을 말하라는 제우스의 말에 ‘신전을 지키며 살다가 같은 날 죽기를 원합니다.’ 죽음 앞에 노부부는 서로 나무로 변해가고 있음을 알고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그 나무가 보리수라는 유래가 있다. 꽃말은 ‘부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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