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명소를 찾아서
상태바
가까운 명소를 찾아서
  • 강형일기자
  • 승인 2021.07.27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동 ‘월류봉(月留峰)’
월류봉과 월류정
월류봉과 월류정

한천팔경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를 일컫는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寒泉精舍, 충청북도문화재자료 제28호)에서 이름을 땄다고 전해진다.

한천팔경은 제1경인 월류봉을 비롯하여 사군봉(使君峯)·산양벽(山羊壁)·용연동(龍淵洞)·냉천정(冷泉亭)·화헌악(花獻岳)·청학굴(靑鶴窟)·법존암(法尊巖)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월류봉의 여러 모습을 지칭한 것이다. 화헌악은 월류봉이 진달래와 철쭉으로 붉게 물든 모습을 가리키고 용연동은 월류봉 아래의 깊은 소(沼)를 말하며 산양벽(산양암)은 월류봉의 가파른 절벽을 이르는 것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제16권 충청도 황간현(黃澗縣) 불우조에 ‘심묘사(深妙寺)의 팔경(八景)’으로 기록되어 있는 곳이 바로 한천팔경이다.

우암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은 한때 이곳에 머물며 작은 정사를 짓고 학문을 연구하였는데 월류봉 아래쪽에 우암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한천정사와 영동 송우암 유허비(충청북도기념물 제46호)가 있다.

제1경인 월류봉은 동서로 뻗은 능선으로 이어진 6개의 봉우리이며 가장 높은 곳이 약 400m이다.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뜻의 이름처럼 직립한 절벽에 걸려 있는 달과 정자의 정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봉우리 명칭은 달이 능선을 따라 물 흐르듯 기운다는 모습에서 유래됐다.

낮에는 초강천(草江川)이 휘감아 도는 나지막한 봉우리의 절경, 보름달이라도 떠오는 밤에 날아갈 듯 맞이하는 월류정의 자태는 그대로 한 폭의 산수화다. 

깎아지른 산 절벽을 어루만지며 휘돌아가는 강물은 순탄치 않았던 민족의 지난 역사와 개인의 고난 어린 삶을 위로하는 듯하다.

건너편 월류봉 광장의 전망대에는 초승달과 별 모양의 구조물로 꾸민 포토존(3m×3m 규모의 초승달과 0.3~0.45m 크기의 별)이 있어서 구도를 잘 잡으면 달과 봉우리 그리고 인물의 삼위일체를 잡아낼 수도 있다. 

조명시설 설치와 기존의 보조 조명으로 인해 야간에도 달밤을 배경으로 쾌적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월류봉과 월류정

멀리 떠나자니 망설여지고 일상 속에 머물자니 답답한 올여름, 이미 잘 알려졌지만 날씨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한천팔경’ 중 백미인 월류봉을 들러 내친김에 2000년 9월에 개관한 난계국악박물관도 들러보자. 

영동군 심천면 태생인 난계 박연 선생,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세종대왕의 대군 시절 세자시강원 문학으로 세종을 가르쳤다. 세상 일에 통달한 신하라는 평가를 세종대왕께 들었던 탁월한 인물로서 도학자‧경세가(經世家 세상을 경영하여 다스리는 사람)‧문장가‧천문학자였으며 그 무엇보다 뛰어난 음악가로서 1427년(세종 9) 편경 12매를 제작, 자작한 12 율관(律管)에 따른 정확한 음률로 연주케 했고 3년 후 다시 미비한 율관을 수정했다. 또한, 조정의 조회 때 사용하던 향악을 폐하고 아악의 사용을 건의하여 실행케 했다. 궁정 음악과 예법을 전반적으로 개혁하고 정비한 탁월한 음악가였다.

난계 박연은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손꼽힌다. 

국악실과 난계실로 나뉜 1층에는 국악과 난계 박연 선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설명과 전시물로 가득 차 있다. 국악실에는 대금, 나발 등 관악기와 가야금, 해금, 비파 등 현악기 그리고 징, 북, 편종 등 타악기가 종류대로 전시되어 있다. 60여 점이 넘는 다양한 국악기를 만나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민속자료전시실은 이미 고인이 되었거나 월북한 국악인들의 녹음 자료와 국악 공연 실황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 등 귀한 자료들이 많다.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국악과 한층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유전자 속에 면면히 흐르는 선율과 우리 음악에 대한 새로운 애정을 가질 좋은 기회다.

난계국악박물관 내부 모습
난계국악박물관 내부 모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