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水菊)과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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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水菊)과 호수
  • 강형일기자
  • 승인 2021.07.27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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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국민관광지
잊지 않으셨죠? 어서 오세요
잊지 않으셨죠? 어서 오세요

장계관광지는 1986년 대청호의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활용해 6만 평 부지에 조성한 관광지다. 산, 호수가 어우러져 있는 그대로의 풍광이 뛰어나게 아름답다. 산책로에는 옥천의 자랑인 정지용 시인의 시와 역대 ‘정지용 문학상’ 수상자들의 뛰어난 시들이 담긴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놀이공원이 있던 시절은 옛이야기, 정지용 시인의 시 세계를 공간적으로 연출해서 탄생한 공공예술프로젝트인 ‘향수 30리 - 멋진 신세계’라는 이름의 그야말로 멋진 예술 활용 사업도 먼 이야기.

그냥 걷기만 해도 좋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의 산책길들이 관광지 입구에 방치되다시피 낡아가는 건물들과 함께 깊은 잠에 빠져 있다.

펜션과 정원, 출렁다리 설치 등 장계관광지 조성 변경계획을 완료한 군은 4단계 충청북도 지역균형사업 등 투자 계획을 밝혔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관광지 조성계획변경은 시도지사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20% 이내 ‘경미한 변경’ 사안은 승인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이 수변구역과 대청호 특별대책 지역 1권역 등으로 묶여 있어 유람선 운항 등 수려한 풍광을 활용한 기획과 개발이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계관광지 조성계획 변경 수립안에는 테라스 하우스(1동 16실)‧독채형 펜션(8동)‧데크 야영장(9면) 등 최대 110명이 자고 갈 수 있는 규모의 숙박 시설 건립계획이 포함돼 있다. 또한, 숲속 놀이터, 무장애 데크길, 온실카페 등을 정비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군은 이 같은 시설을 짓는데 4단계 지역균형발전사업 예산을 쓰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장계관광지와 물 건너 인포리를 잇는 출렁다리 건립은 백두대간 휴양관광지구 조성사업과 연계할 계획도 밝혔다. 

‘2020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조경 공사 중’이라는 현수막으로 두 곳의 산책로 출입을 막고 있던 장계관광지, 방침이 조금 완화되어 7월 20일부터 공사 구간을 제외한 일부 산책로를 개방했다.

산책로 모단가게 ~ 수질측정소 구간(약 500m)이 그곳인데 솔 숲길까지 포함하면 2km가 넘는 산책로의 일부분이다. 

이곳을 따라 걷다 보면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나무 그늘과 제철을 맞아 다투어 피어나는 다양한 빛깔의 수국과 비비추‧안개나무‧송엽국 등의 은은한 꽃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잠시 눈을 들면 잔잔하게 펼쳐진 넓고 푸른 호수와 건너편 산자락이 출렁거리며 지친 눈길을 쓰다듬는다.

현재 조성 중인 정원 조경을 마치면 추후 추가 식재를 통해 그늘을 조성하여 방문객들에게 더 나은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반기는 듯한 갖가지 청아한 새소리와 산들바람, 앞다퉈 피어나는 꽃들의 자태에 마치 나만의 비밀 정원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옥천군은 국토교통부 주관 백두대간 휴양관광지구 조성사업의 하나로 장계관광지와 안내면 인포리 일원을 잇는 출렁다리와 숲속 쉼터 조성 연계를 계획하고 있다. 백두대간 휴양관광지구 조성사업은 옥천을 포함한 동남부 4군이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휴양과 관광, 자연생태관광, 체험 및 치유의 거점이 될 수 있는 관광지구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생태관광거점 지구인 옥천군은 장계관광지에 11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으며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에 사업 계획을 제출했고 올해 말 사업 추진 여부가 정해질 전망이다.

이 사업의 방향이 결정되면 2024년까지 총사업비 169억 원 5천만 원이 투입되는 ‘향수 호수길 명소화 사업’과도 연계될 수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최대한 활용한 ‘생태관광’의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옥천군은 장계관광지 맞은편인 안내면 인포리 산 43-4번지 일원 숲길 조성사업 계획도 밝혔다. 여기에는 군비 2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옥천에서 태어나 장년층을 지난 이들 중 예전 호황을 누렸던 장계관광지의 놀이시설들을 찾아 즐겼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좋은 자연과 경치도 가족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부속 시설이 없으면 그저 좋은 산책길에 그친다. 옥천군에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옥천 역사박물관’설립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지금의 ‘향토전시관’이 이전하게 되는 이후의 청사진도 적절한 방향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인근 다른 지역의 주민들과 특히, 옛 장계 관광지의 명성을 기억하고 있는 대전 시민들의 추억을 일부나마 되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그것이 천혜의 자연을 지닌 옥천군의 희망찬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책이다.

한창인 수국
한창인 수국
산책로에서 본 수려한 풍경
산책로에서 본 수려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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