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아리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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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아리랑(2)
  • 전순표 시인 옥천향토전시관 명예관장
  • 승인 2021.07.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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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문화

가사의 수준이나 내용과 관계없이 현재 전해져 내려오는 민요 ‘아리랑’의 원형을 알고 있자는 취지로 서두를 ‘옥천 아리랑’으로 출발했다. 엄격한 신분제도 사회에서 자연스레 불리고 지역마다 형편에 따라 변형을 거치며 널리 퍼진 ‘아리랑’의 의미와 현재를 되새겨 민족 고유의 정체성과 희망찬 미래를 도모하는 의미에서 연재를 시작한다.(한국콘텐츠진흥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얼씨구 아라리야

노다가게 노다가게
저달이 지두록만 노다가게

울타리 밑에 꼴비는 총각
눈치나 있거든 떡받아 먹게

떡을랑 받아서 동댕이 치고
손목을 잡고서 발발 떠네
빨래를 갈라면 강가로 가지
저 건너 삼밭에 멀하러 가나

담넘어 갈적에 짖던 개는
인왕산 호랑이 꼭 물어 가게

말군아 길군아 말몰아주게
육노리 챗죽이 눈돌아간다

너는 나를 보며는 본승망승
와다시 너를 보면 꼭 죽겠네

남의집 낭군은 자동차타고
우리집 낭군은 밭고랑 타네

우리야 둘이야 요러다가
애기나 배면은 어찌하나

애기야 배는 것은 내 감당할게
세맛치 장단으로 굴러만 주게

‘옥천아리랑’은 옥천군 안내면 용촌리 가산박물관에서 2013년에 발굴했다. 가사 중 자동차가 나오는 것을 보면 근현대 이후인 1960년대 이전 농업중심사회 시절 만들어져 불렸던 자생적 민요로 추정된다.

가사 내용은 결혼한 중년의 시골 아낙네의 내재된 남녀 간의 원초적 본능으로 일탈된 사랑놀음이 주를 이룬다.

당시의 유교적 관습과 도덕적 가치와 관점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중년 여인네의 자유연애를 넘어 사실적이며 구체적 애정행각을 감성적이며 노골적으로 표현 했다. 이로써 오랜 부자유와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시대적 기류가 은근히 녹아 있는 분방한 가사임을 짐작할 수 있다. 4연에 걸쳐 각 연에 후렴을 붙여 여럿이 함께 부르는 흥미를 더한 사설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옥천아리랑’은 농촌 여인네들이 고단한 시집살이와 농사일, 집안에서 무명이나 베를 짜면서 반복되는 노동의 무료함과 지루함을 달랬다. 특히 가사에서 원초적이며 감성적인 연예 감정과 일탈한 사랑 놀음을 엮어 아낙네들이 한탄 조로 쉽고 재미나게 즐겨 부르던 아리랑이다.

충북 남부지방의 지방이나 시대상이 반영되었고 윤색되거나 변형된 ‘옥천아리랑’과 ‘영동아리랑’, ‘보은아리랑’이 있다. 전국의 지방마다 아리랑은 그 지방의 지리적 인문, 문화적 특성 기질까지 소화된 가락과 가사로 우리 민족이 즐겨 부르는 민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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