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복날과 복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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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복날과 복달임
  • 강형일기자
  • 승인 2021.07.27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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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생명있는 존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소중한 항성이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여름의 불볕더위가 계속될 때에는 두렵고 성가신 존재가 되기도 한다. 특히 더위가 이어지는 절기에 옛 선조들은 삼복(三伏)이라는 풍습을 만들어 힘을 못 쓰는 양기를 돋게 하고 체력을 보충했다. 

복(伏)날은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오행으로 볼 때 가을철 금(金)의 서늘한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 불(火)의 더운 기운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세 번 굴복하는 것이 삼복이다. 이때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라 흔히들 ‘삼복더위’라 한다. 복날의 복(伏-엎드릴 복)자를 풀이해 보면 개 옆에 사람이 있는 모양새인데 사람이 더위에 지쳐 엎드릴 정도로 더운 날이라는 해석과 사람이 개를 잡아먹는 모양새라 개를 먹는 날이라는 해석이 있다. 또한,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여름의 더위가 잡아서 굴복시킨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복날을 맞아 체력을 북돋는 재료로 갖은양념과 함께 기력을 회복하는 음식을 특별히 만들어 먹고는 했는데(지금은 거의 사라진 풍경) 이것을 ‘복달임’이라고 한다. 

‘달임’의 뜻이 오래 푹 끓인다는 것이니 주로 이열치열의 요리를 말하며 지금은 인식이 많이 변했지만 전통적으로 가난하고 고기 귀한 농경사회에서는 개를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가축으로 인식했었다. 흔히들 찾는 삼계탕 말고도 단백질 풍부한 장어탕‧육개장‧민어탕 등을 즐겼고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어죽을 끓이거나 팥죽을 해서 먹기도 했다. 

제발 복날에는 복달임을 피하자. 특히 삼계탕, 좋은 품질의 재료는 수요가 많은 복날에 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친김에 환경과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생명 존중의 의미 포함) 푸짐하고 활력 돋게 하는 싱싱한 채소로 복달임을 즐기면 어떨까. 구수한 된장국도 곁들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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