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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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88)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7.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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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수국

제주 삼성혈에서 나온 삼신과 벽랑국의 세 공주가 혼례를 올린 800여 평의 연못인 혼인지에는 탐라 수국이 자생하고 있다. 동쪽 바닷가에서 나무함이 떠밀려와 열어보니 그 속에서 망아지와 오곡 씨앗이 나왔는데 세 신인은 세 처녀를 아내로 맞아 물 좋고 기름진 땅을 골라 터전을 마련하여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이때부터 제주의 농경 생활이 시작되었음을 말해 주고 있다. 혼인지 바로 옆에는 삼신이 혼례를 올린 후 신방을 차렸던 조그만 굴이 있는데 그 굴이 세 갈래로 되어 있어 순전히 전설만은 아닌 듯하다. 이곳은 삼성혈과 함께 제주도 시조의 자취를 더듬어 보기 좋은 곳으로 여름철에 피어나는 붉은 연꽃과 탐라수국은 노을처럼 곱다고 한다.

탐라수국은 제주 지역에서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잎은 약간 검은 녹색이며 가로 폭이 넓고 둥글 넓적하다. 탐라 수국 꽃은 현존하는 수국 중 가장 맑고 푸른빛을 낸다. 

꽃말은 ‘처녀의 꿈’이다.

에키네시아

에키네시아란 이름은 그리스어로 고슴도치를 뜻하는 에키노(echino)에서 유래한다. 이는 꽃 중심부에 반구형으로 모여 피는 통꽃들이 뾰족뾰족 고슴도치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솔방울 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통꽃 부분이 거칠고 딱딱해 솔방울을 닮은 때문이다. 

에키네시아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국화과에 속하는 키 1m 정도의 여러해살이 야생화다. 줄기에 어긋나는 잎은 끝이 뾰족한 달걀형이며 5~10월에 피는 두상화는 지름 10cm 정도로 연한 자주색이나 분홍빛으로 피고 반구형으로 모여 있는 자갈색의 통꽃 모둠은 윤기가 있어 반짝이며 중심부 통꽃들을 감싸고 있는 혀 꽃들은 살짝 아래로 쳐진 모양은 우아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또 에키네시아는 오래전부터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만병통치약으로 이용할 정도로 훌륭한 약효를 자랑하는 약초이기도 한데 신대륙 발견 이후 혹독한 기후와 새로운 풍토에서 겪는 질병에도 놀라운 효험을 보았다. 그 효능은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약 2세기 동안 서구사회에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유용한 약용식물이었다.

꽃싸리 

싸리나무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어느 나라에 왕자를 무척 짝사랑하는 ‘로그페테라’라는 예쁜 처녀가 있었다. 어느 날, 전쟁터에 나간 왕자가 가장 믿고 있던 장수의 배반으로 패하게 되자 상처를 입고 혼자서 도망쳐 왔다. 싸리 밑에 쓰러져 있는 왕자를 본 처녀는 지성으로 간호를 하고 싸리 가지를 꺾어 주며 “왕자님, 이것을 지휘봉으로 삼고 정신 차려 꼭 승리하십시오.”하고 보냈다. 왕자는 처녀가 갖고 온 말을 타고 전쟁에 다시 나가 승리하였다. 그리고 ‘로그페테라’는 왕비가 되었다. 

빨간 색깔 싸리나무 꽃말은 ‘생각, 사색, 상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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