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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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08.0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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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매사냥 그림
2010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매사냥 그림

선사시대부터 가장 오래된 사냥 기술, 놀이

매사냥(falconry)이란 훈련된 맹금류(송골매류, 보라매류, 수리류, 올빼미, 부엉이)를 부려서 꿩이나 토끼 등의 사냥감을 잡도록 하는 전통사냥법이다. 

선사시대부터 시작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사냥 기술의 하나로써 생업, 오락, 유희의 수단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행해졌다. 

자료에 의하면 기원전 8세기경 중동의 아시리아에서 매사냥 증거가 발견되었으며 기원전 3,000년에서 2,000년 사이에 중앙아시아와 몽골 평원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북방 지역에서 전해져 고조선과 삼국시대로 이어지면서 활성화된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 

고구려의 도읍지 국내성이 위치한 지안시(集安市)의 3실총 무덤 제1실 남쪽 벽에 달리는 말 위에서 왼팔에 매를 얹은 매사냥꾼을 그린 벽화가 있어 이미 이 시기에 매사냥이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백제 아신왕에 대해 “성품이 호매하고 매 기르고 말 달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나온다. 또한 일본서기에는 백제에서 도래한 백제 왕족 주군(酒君)이 오진 천황(應神天皇)에게 바쳐진 희한하게 생긴 새가 매임을 알려주면서 천황에게 매사냥을 가르쳐 주었다고 하여 백제로부터 매사냥 방법이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매사냥의 전성기로 고려 충렬왕은 직접 매사냥을 즐겼으며 매의 사육과 사냥을 담당하는 ‘응방’이란 관청까지 두었다. 고려 때 문인 이조년이 쓴 ‘응골방’에는 매의 생김새, 훈련법, 치료법, 관리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조선과 일본에도 전해져 매사냥의 지침서로 활용되었다. 매사냥 전통은 일제강점기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어온 선조들에 의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

전 세계 60여 개 국가에서 매사냥의 전통이 발견되고 있다. 사냥의 방식은 아라비아 사막의 개활지에서는 장거리를 비행하는 매를 날리고 아시아의 초원 지역에서는 매와 몸집이 큰 독수리를 날린다. 유럽과 일본, 중국의 일부 지방, 대한민국, 파키스탄은 산림지대 및 혼합 농지 지역으로 참매나 새매와 같이 단거리를 비행하는 매를 선호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서식지가 다양하여 날개가 짧거나 긴 맹금류를 모두 날릴 수 있다.

사냥에 쓰이는 다양한 종류의 매

전 세계적으로 사냥에 이용되는 매는 빠른 비행 능력과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10종 이상의 매가 있으며 대표적으로 참매와 송골매, 황조롱이다. 참매는 나이에 따라 태어난지 1년이 되지 않은 보라매, 1~2년생은 초진이, 2년이 넘으면 재진이로 부른다. 시속 300km의 속도로 사냥이 가능하며 그중에서도 송골매가 유독 빠르다. 사냥 영역은 참매가 주로 우리나라처럼 나무가 많고 들판이 좁은 곳에서 사냥하고 송골매가 아주 넓은 평원 지대를 사냥 무대로 삼는다.

세계 18개국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냥에 쓰는 매를 사육하고 사냥하는 사람을 응사(鷹師)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라북도 진안의 박정오 응사와 대전광역시의 박용순 응사 2명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시·도 무형 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어 매사냥의 전통을 잇고 있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 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몽골, 프랑스, 체코, 스페인, 시리아 등 모두 18개 나라가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고 있다.

매사냥은 전통적으로 소수의 사람이 즐기는 활동이지만 도시화 및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으로 인해 자연환경에 기반을 둔 매사냥을 하기가 어려워졌으며 전통을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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