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대표 먹거리 ‘계란’, 정책으로 풀어야
상태바
서민 대표 먹거리 ‘계란’, 정책으로 풀어야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08.19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천농장 김현순 대표
“계란은 서민의 먹거리라 가격을 높일 수 없다”고 말하는 옥천농장 김현순 대표
“계란은 서민의 먹거리라 가격을 높일 수 없다”고 말하는 옥천농장 김현순 대표

업자 입장에서 계란 한 판 1만원 결코 안비싸
100원짜리 알 부화시키면 1,800원짜리 병아리 

드디어 30개 들이 계란 한 판 당 가격이 1만원까지 올랐다. 서민들의 주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계란 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소비자는 물론 양계장을 운영하는 업주 역시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  

옥천군 안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옥천농장 김현순(70, 여) 대표.

김 대표가 옥천농장 운영을 시작한 건 20년 전인 2000년 이맘때. 올해로 만 20년 동안 계란을 생산해 왔다. 특히, 김 대표는 2007년 5월 30일 무항생제 축산물 생산농장으로 인증을 받았다. 그리고 3년 전 20억 원의 과감한 친환경시설투자로 현대적인 친환경 생산시설을 갖추며 건강하고 신선한 계란의 생산과 오수가 흘러가지 않도록 철저한 환경개선작업도 마쳤다. 이러한 김 대표는 지금 30만 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으며 하루 평균 15만 개의 달걀을 생산하는 기업형 농장으로 발돋움했다. 

특별한 대안없이 버틴다

김 대표는 좋은 시설로 건강한 계란을 공급하고 싶다. 하지만 조류독감의 여파와 보상 등의 문제, 한 발 더 나아가 갈팡질팡하는 물가정책 등의 변화로 늘 노심초사하고 있다. 냉정히 말하면 특별한 대안없이 버티고 있다는게 적절한 표현이다. 농가 점수제 같은 정부의 행정지침에 최대한 따르지만 피해 보상은 늦고 자금의 여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김 대표는 한 달 사료비로 4억 원을 쏟아 붓는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고작 1년에 2억 원. 

무조건 살처분은 수입업자만 먹여 살려

산란계 중병아리는 80일 이상, 병아리는 150일 동안 키우면 2년 동안 알을 낳는다. 김 대표는 “중병아리 한 마리 당 8,000원에 구입을 합니다. 그리고 80일 이상 먹어야 알을 낳습니다. 또, 병아리의 경우 한 마리 당 1,800원을 주고 사서 백신프로그램에 따라 투여하고 사료 먹이며 성장을 시켜야 하는데 살처분하지 않아도 되는 닭까지 무조건 살처분 했습니다”라며 “더욱이 알을 낳으려면 살처분한 농장이 몇 차례 조사받고 3~5개월 뒤에야 겨우 입식 허가를 받습니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지금 알이 없습니다. 정부를 끼고 수입업자가 조류독감만 터졌다 하면 알이 없도록 만들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알 하나당 500이면 250원을 보조해 줍니다. 사료공장 같은 곳은 원료 값이 너무 올라 굉장히 어려워요. 보조해 주다가 사람들이 안 먹으면 라면이나 빵 이런 공장으로 수입 알이 넘어갑니다. 이렇듯 계속되는 악순환에 대해 농진청이나 식약처 관계들에게 누누이 설명을 합니다. 하지만 중앙정부까지 안 가요. 정부는 그저 수입업자만 먹여 살리기에 급급할 뿐입니다”라고 했다.

계란 값은 바닥, 사료 값은 급등

사료 가격이 많이 올라 계란 1개에 100원이면 생산가는 130원이다. 껌이나 라면과 같은 공산품에 비해 영양으로나 가격으로 저렴하다. 계란 1판만 있어도 가족한테 풍족히 먹일 수 있기에 주부는 든든하다. “서민이 먹는 거라 가격을 높일 수도 없습니다. 생산 농가의 입장에서는 계란 1판에 1만원이 되어야 운영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빚지고 망하는 길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해의 경우 사료비가 하루에 1,200만원 들어갔는데 지금은 1,300만원 듭니다”. 

물가 안정은 적절한 정책으로 풀어야

김 대표는 비싼 값으로 병아리를 들이면 과잉공급으로 계란 값이 폭락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지난 경험으로 볼 때 병아리 입식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가격을 조절하려면 부화장을 단속해야 합니다. 부화장에서는 원가 100원짜리 알 하나를 부화시키면 1,800원짜리 병아리가 돼요. 무려 18배에 이릅니다. 그런데 부화한 병아리를 농가가 대량으로 구입해서 계란을 생산하면 계란 가격이 떨어집니다. 수입업자는 외국하고 계약조건 때문에 계속 수입하고 농가에서 생산되어 나오는 계란까지 더해서 시장에 계란이 많이 풀리면 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결국 농장만 죽습니다”. 

옥천농장 시설의 모습
옥천농장 시설의 모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