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중간에 ‘다이어트 정체기’를 경험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 몇 주 만에 나타나기도 하고 3개월이나 6개월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먹는 양을 줄이면서 초기 몇 주간은 체중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 같지만 그 후부터는 더 이상 체중이 감소하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정체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다이어트 성공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식사를 줄이는 방식으로만 다이어트를 했을 경우 다이어트 정체기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원래대로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 정체기가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이어트 초기에는 체지방 뿐만 아니라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과 수분이 함께 감소하기 때문이다.
글리코겐이란 탄수화물의 저장형태로서 간과 근육에 약 400~500g 정도가 저장되어 있다. 그리고 글리코겐은 저장될 때 수분과 결합된 형태로 저장되는데 그 비율은 약 1:3 비율이다. 즉 글리코겐이 500g이라면 물은 1.5kg 정도가 함께 저장되는 셈이다. 따라서 끼니를 건너 뛰어서 12시간 가량 공복상태가 되면 체중이 1~2kg 정도 감소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두 번째, 인체는 오랜 기간 지속해왔던 체중과 체지방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이를 세트포인트 이론이라고 한다. 즉 인체는 식사량을 줄이면 원래 가지고 있던 체중을 기준값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경향을 갖는다.
즉 기초대사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한다면 기초대사량은 일일 에너지소비량의 2/3를 차지할 정도가 된다. 그러므로 식사량을 줄여서 얻는 효과는 상당 부분 상쇄되어 버린다.
셋째는 만일 운동을 병행하는 경우라면 체지방의 감소 대신에 체내 수분과 혈액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서 체중이 한동안 변화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생리적으로 매우 유익한 변화이므로 반겨야 하는 일이다.
또 근력운동을 함께 한다면 5~6주부터는 근육량이 증가하는데 이는 근단백질의 합성이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체지방은 감소하는 대신 이보다 밀도가 높은 근육조직과 수분량이 증가하므로 체중감량의 효과가 상쇄되어 나타나는데 이것이 다이어트 정체기에 기여할 수 있다.
식사량을 줄이는 것만으로 체중감량을 시도하다가 정체기가 나타날 경우에 그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더 먹는 양을 줄이거나 끼니를 굶는 것은 자칫 영양상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근육과 같은 제지방량의 손실을 초래한다. 이는 건강에 위협이 되고 다시 요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사실 다이어트 정체기를 벗어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체력수준이다. 식사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면 운동의 방법이나 운동량을 조절함으로써 보다 쉽게 정체기를 극복할 수 있다. 이때 체중의 변화가 없다고 해서 이것을 다이어트의 실패로 인식해서 실망하거나 조급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비록 체중이라는 수치로 아직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몸이 염증 상태에서 벗어나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 들여야 한다.
이를테면 내 몸의 혈관의 내벽은 더욱 건강해지면서 심혈관계 위험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인슐린 저항성도 낮아지면서 대사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즉 앞으로 더욱 건강한 상태로 나아가는 동시에 새로운 체구성과 몸매를 위한 준비를 갖추어 가는 것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다만, 정체기에 들어서면 지금까지 해왔던 편안한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매일 같은 속도로 수영을 해왔다면 수영장 풀의 맞은편까지 더 속도를 높여서 갔다가 천천히 되돌아 온다든지, 수영 후에 따로 10~20분을 근력운동에 할애하는 식으로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다이어트는 몇 주 만에 체중 몇 킬로그램을 뺀다는 짧은 기간의 이벤트가 아니라 평생 동안 지니고 갈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생각할 때 비로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